“전태일 열사 분신에 노동자의 어려운 현실 처음 눈 떠”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고(故)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며 “노동존중 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에서 열린 추서식에서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훈장 중 1등급에 해당하는 무궁화장이 노동계 인사에게 추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6ㆍ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이소선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전 열사의 훈장은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ㆍ태리 씨 등 동생들이 받았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50년간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온 그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를 비롯한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전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다”며 “노동 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 변호사가 됐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의지도 재확인 했다. 문 대통령은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군사정권에서 끊어진 노동 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고, 주 80시간 노동은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은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에 대한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며 “발걸음이 더디지만 우리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 후 환담에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촛불정부가 노동중심 사회를 위해 앞장서줘 고맙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이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하자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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