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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정옥 해임해야"...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서 靑에 요구

입력
2020.11.13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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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큰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터져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탓에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성인지 집단 학습 기회’라고 부르는 등 수 차례 자질 시비를 일으켰다.

12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전날 더미래 정례모임에서 이 장관 자질 문제가 거론됐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 장관에게 쏟아지는 여론 반감을 우리 모임 명의로 청와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더미래 소속 대다수 의원들이 이 장관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더미래 소속 다른 중진 의원은 “다음 달 단행될 개각 대상에 이 장관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모종의 경로로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미래의 한 여성 의원도 “청와대에서 곧 적절히 조치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 다만 더미래 대표인 위성곤 의원은 “의견 제기가 있었지만, 제 차원에서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진 않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더미래는 민주당 의원 174명 중 53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 의원 모임으로, 진보 개혁 노선을 유지해 왔다. 20대 국회 때는 우상호ㆍ우원식ㆍ이인영 등 원내대표를 연이어 배출했다. 21대 국회에 들어와서도 이들 중진들을 포함해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과 3선의 박홍근 의원 등이 더미래 운영위원회 핵심을 맡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특정 장관 거취와 관련해 의견을 논의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여당으로서 청와대와 단일 대오를 유지한다” “대통령 인사권에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문재인 정부 내내 민주당에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당청 관계가 청와대에서 당 중심으로 바뀌는 징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장관은 지난 7월 박 전 시장 사망 때도 입장 표명을 미뤄 “정권 눈치를 본다” “여당부장관이냐”는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은 이 장관의 연이은 설화가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에 바짝 신경쓰고 있다. 특히 서울ㆍ20대ㆍ여성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더미래 소속 의원들을 비롯한 민주당의 우려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서울 바닥 민심은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한번 임명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수용할 지 주목된다.

다만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하는 추미애 법무장관,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론의 핵심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선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약소 부처’인 여가부 장관에 대해서만 민주당이 ‘꼬리자르기’ 식으로 교체를 요구하는 것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여지도 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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