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밖 후보와 단일화가 ‘진짜 경선’ 될 것”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1단계를 ‘100% 시민여론조사’로 진행하는 등 여론조사 비율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당원들이 세운 ‘후보’가 아닌 시민들이 직접 뽑은 ‘시민후보’로 띄워 본선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12일 보선 후보 공천을 위한 ‘2단계 경선룰’의 골자를 확정했다. 여러 도전자 가운데 최종 경선 후보 4인을 추리는 1단계 경선(예비경선)은 100% 여론조사로만 결정하기로 했다. 결선에서도 여론조사 80%와 당원 투표 20%가 반영된다. 50% 대 50%이었던 종전 비율에서 시민 참여 비중을 대폭 늘렸다. 애초 결선 역시 시민 여론조사를 100% 반영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에 대한 역차별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20%는 남겨두는 것으로 조정됐다.
경준위는 정치 신인이 예선에서 모두 4위권 밖으로 밀려나면 상위 1명에게 결선행 티켓을 주는 소위 ‘정치 신인 트랙’도 도입하기로 했다. ‘새 얼굴’을 반드시 1명은 결선에 올리겠다는 의지에서다. 김상훈 경준위원장은 다만 “신인 트랙은 서울ㆍ부산 지역에 2명 이상씩 지원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공직선거 출마 경험이 없는 자가 신인”이라고 설명했다.
없애느냐, 유지하느냐 이견이 팽팽했던 여성ㆍ청년ㆍ정치신인 가산점에 대한 결정은 보류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경준위원이 여성 가산점을 주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다만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판단토록 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막말과 갑질, 이해충돌 등 후보자의 도덕성은 시민검증위원회 내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타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은 페널티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경준위는 이날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했다. 의결된 내용은 비상대책위원회, 의원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시민 참여 비율이 대폭 늘어난 경선룰 마련은 일반인들의 관심은 물론 흥행까지 끌어올리려는 고민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다만 결선까지 100% 여론조사가 적용되지는 않은 만큼 ‘파격’은 아니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우리끼리 하는 경선보다 경선을 통해 최종 선출된 후보와 당 밖의 ‘제 3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이 ‘진짜 경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외부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의 연대를 경선 흥행의 핵심 전략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