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진출을 두고 두산베어스와 KT위즈가 막바지 대결을 앞둔 가운데,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 고객 10명 중 7명은 이미 두산베어스의 올 시즌 우승을 점치고 있다. 예적금 이자를 노린 이들의 실리 베팅에서 KT위즈는 우승 확률 0.1%, 정규시즌 우승팀인 NC다이노스도 4%에 불과하다.
71% vs 0.1% vs 4% 우승은 누구 것?
12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따라 금리를 적용하는 ‘2020 프로야구 예ㆍ적금’ 상품에 올해 총 1조7,020억원의 돈이 몰렸다. 상품별로 정기예금 1조5,656억원(5만5,037좌), 정기적금 1,364억원(13만4,311좌)이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해 지난달말 판매를 종료한 이 상품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응원하는 팀을 선택해 가입하는 1년제 상품이다. 선택한 구단의 정규시즌 최종 승률과 포스트시즌 진출 성적 등에 따라 차등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예금의 경우 기본 이자율 연 1.3%에 선택한 구단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0.1%포인트의 이자를 얹어준다. 적금은 연 1.4% 기본 금리에 선택 구단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 0.5%포인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0.8%포인트의 이자를 더 얹어준다.
만일 응원하는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1%포인트의 보너스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결국 구단의 예ㆍ적금 가입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해당 팀의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팬이 많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는 야구팬이 꼽은 올 시즌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단’과 ‘가장 낮은 구단’이 맞붙는 형국이다.
두산베어스와 KT위즈는 이날 오후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있는데, 응원팀으로 두산베어스를 선택해 정기 예금에 가입한 고객은 전체의 70.8%(3만8,968좌)에 달한다. 10명 중 7명은 두산의 우승 가능성에 배팅했다는 얘기다.
반면 KT가 ‘막내의 반란’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비율은 0.1%(72좌ㆍ19억원)에 그쳤다. 두산의 700분의 1 수준이다.
두산 적금 상품의 경우 이 비율이 각각 43.3%(5만8,108좌), 0.7%(966좌) 수준으로 예금보다 격차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두산을 우승팀으로 선택한 고객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플레이오프 우승팀과 17일부터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NC다이노스의 우승을 점친 고객은 3.9%(597억원ㆍ정기예금 기준)다. 역시 두산베어스(70.8%)의 1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만일 한국시리즈에서 NC다이노스가 우승할 경우, 18배나 높은 확률을 뚫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팬심보단 실속?
다만 정기 예ㆍ적금 가입자들이 ‘팬심’과 ‘우승’은 별개로 봤다는 점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통상 LG트윈스ㆍ롯데자이언츠ㆍ기아타이거즈, 이른바 ‘엘ㆍ롯ㆍ기’ 3개 구단 팬의 합이 나머지 7개 구단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예금과 적금에서 이 세 구단을 선택한 비중은 각각 10%, 17%에 그쳤다.
정기예금에서 기아를 택한 가입자 비중은 3.6%로 그나마 4위를 했고, LG를 택한 가입자 비중은 3.5%로 5위였다. 롯데를 택한 가입자 비중은 3%로 7위를 기록했다.
우승을 해야 높은 이자를 보장 받는 만큼, ‘의리’보다 ‘실속’을 선택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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