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국어생활종합상담실에 들어 온 맞춤법 관련 질문 중 지속적인 고빈도 질문은 ‘로서/로써’, ‘므로/ㅁ으로(써)’의 구분과 관련된 질문이라고 한다. 이 두 쌍을 구분하는 비결은 ‘의미’에 있다.
‘로서’와 ‘로써’는 모두 조사인데, 전자는 ‘자격’을 나타내는 문맥에, 후자는 ‘수단’을 나타내는 문맥에 사용된다. “군인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한다”처럼 ‘자격(지위, 신분)’을 나타내는 문맥에는 ‘(으)로서’를 써야 하고, “대화로써 노사 갈등을 해결했다”, “인삼으로써 막걸리를 빚는다”처럼 ‘수단, 재료’를 나타내는 문맥에는 ‘(으)로써’를 써야 한다.
‘므로’는 ‘이유·원인’의 문맥에, ‘ㅁ으로(써)’는 ‘수단’의 문맥에 쓰인다. “부지런하므로 잘 산다”, “훌륭한 업적을 남겼으므로 존경을 받는다”처럼 이유·원인을 나타내는 문맥에는 ‘(으)므로’를 써야 하고, “우유 배달을 함으로(써) 학비를 번다”,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듦으로써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한다”처럼 수단이나 방법을 나타내는 문맥에는 ‘ㅁ으로(써)’를 써야 한다.
그런데 “당국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않으므로' 혼란을 초래했다”라는 문장처럼 ‘수단’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이유·원인’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 문맥이 간혹 존재한다. 그럴 경우에는 두 가지 형태를 모두 쓸 수 있지만, 뒤 절의 내용이 앞 절의 내용의 ‘수단’에 가까우면 ‘ㅁ으로써’를 선택하고, ‘이유·원인’에 가까우면 ‘(으)므로’를 선택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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