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모처럼 완전체로 뭉쳐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베테랑으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에 더해 영건들로 똘똘 뭉친 23세 이하(U-23) 올림픽대표팀까지 출격을 준비 중이다. 올해 처음으로 유럽에 흩어져있던 해외파들도 함께 뛰며 실력을 검증 받는다.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성사된 해외 평가전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의 U-23 올림픽대표팀은 각각 오스트리아와 이집트에 모여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먼저 경기를 치르는 건 올림픽대표팀으로 13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엔 이집트와 14일 오후 10시엔 브라질과 평가전을 갖는다. 이어 A대표팀은 15일 오전 5시 멕시코와, 이틀 뒤인 17일 오후 10시엔 카타르와 맞대결을 펼친다.
코로나19로 11월에야 올해 첫 평가전이 열리게 됐지만, 선수단 구성부터 쉽지 않았다. 국가대표팀은 총 26명으로 구성됐던 기존 소집 명단에서 6명에게 문제가 생겼다. 풀백 자원 김진수(28·알나스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독일에서 뛰고 있는 이재성(28·홀슈타인 킬)과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은 지역 격리규정에 따라 첫 경기 후 돌아가야 한다. 여기에 홍철(울산)은 출국 직전 경기 중 부상으로, 김민재(24·베이징 궈안)와 박지수(26·광저우 헝다)는 소속팀 차출 거부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올림픽대표팀의 경우 골키퍼 안준수(22·세레소오사카)가 합류하지 못했고, 정우영(21· 프라이부르크)은 조기 복귀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평가전이 의미를 갖는 건 팀의 주축이 되는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확인해 볼 기회라는 점에서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평가전을 치르지 못한 벤투 감독과 김 감독은 K리그 경기를 직접 찾아 선수들을 멀찍이서만 바라봤다. 지난 10월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성사되면서 약간의 갈증을 해소했지만, 이때도 국내파 선수들만 중용이 가능했다. 즉 해외파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볼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로서도 좋은 기회다. 명실상부한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유독 태극마크를 달고선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최근 2년간 17경기에 나서서 3골을 터트린 게 전부였다. 그러나 그가 지금 유럽 무대에서 12경기 동안 10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등 기량이 최고조에 오른 만큼, 그가 과연 얼마나 변화된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소속팀에서 큰 활약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다른 해외파 선수들에겐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다. 이강인(19·발렌시아) 황희찬(24·라이프치히) 황의조(28·보르도) 백승호(23·다름슈타트)가 대표적이다. 이강인과 황희찬은 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보단 기회를 많이 얻고 있지만, 최근 빅클럽으로 이적한 황희찬은 치열한 경쟁 탓에 한 번도 선발 출전한 적이 없다. 이번 평가전에서 대표팀 주전 선수로서 뛰어난 능력을 증명해낸다면 팬은 물론 팀에게 다시 인정 받고, 스스로 자신감까지 되찾을 수 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뛰는 백승호는 11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오랜만에 한국 선수들과 다시 호흡 맞추게 돼 설렌다”며 “다음 기회는 없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가대표팀 황의조도 “오랜만에 모인만큼 좋은 결과로 축구팬께 보답했으면 한다”며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는 데 책임감을 갖고 모두가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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