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집값은 통계 작성후 최고 급등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본격화된 전세난의 여파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무려 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서울의 전세난이 지방 주택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지방 아파트값은 한국감정원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급등하는 전셋값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7% 올라 2013년 10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상승폭은 전국 곳곳에서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보다 0.06%포인트 높아진 0.29%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도 0.14%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감정원 관계자는 "학군 및 역세권이 양호한 아파트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선 인천 전셋값이 2014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0.61% 올랐다. 한주 사이 0.13%포인트나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송도동이 포함된 연수구는 전국 규제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인 1.83%을 기록했다.
이는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송도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과거에는 신축 아파트 전세가 구축 대비 1억~2억원쯤 저렴했고, 8월까진 물량도 계속 나왔기에 가격도 낮았다"며 "현재는 계약갱신청구권 탓에 집주인이 호가를 높이고 있으며, 입주 물량마저 끊기면서 전세 매물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서울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초구 전셋값은 0.22%,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0.21%씩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59.96㎡(7층)는 11일 9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2년 전(2018년 10월)보다 3억4,000만원 오른 값이다.
덩달아 뛰는 지방 집값
집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1% 상승하며 지난달 이후 6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고가 아파트는 보유세 부담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으나, 그 외 단지는 집값이 오르고 있는 탓이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김포시다. 수도권에서 드문 비규제지역인 이곳은 서울 전세난에 쫓겨 나온 수요가 아예 집을 사자는 쪽으로 몰리면서 집값이 1.91% 오르며 지난주(1.94%)에 이어 2주 연속 급등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김포시 풍무동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97㎡(22층)는 7억8,600만원에 거래돼 6월 실거래가(5억7,500만원)보다 36.7% 올랐다. 감정원 관계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등 교통 호재가 있고, 상대적 저평가 인식이 있는 풍무동, 사우동 역세권과 한강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집값도 급등세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은 지난주 0.29% 상승에 이어, 이번주 0.39%로 오름폭을 키우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체의 아파트값도 이번주 0.27% 상승, 마찬가지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는 집값 급등 지역의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10일 국회에서 "투기자본이 규제를 피해 지방 광역시로 이동하는 것을 통계로 확인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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