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현행법 추진 불가능, 사업계획서도 없어"?
사업 부지에 멸종위기종 반달곰 서식 뚜렷이 확인
"반달가슴곰의 삶터를 빼앗는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한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관련전문가들이 모인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원회는 9일부터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개발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인다고 10일 밝혔다. 1인 시위에는 지리산권 문화예술인인 박남준 시인, 박두규 시인을 비롯 지역 주민, 전국의 환경활동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기재부와 경남 하동군은 지리산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 등을 건설하는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리산 줄기인 악양 형제봉에 모노레일(악양~형제봉 2.2㎞), 케이블카(형제봉~도심마을 3.6㎞), 산악열차(삼성궁~형제봉 15㎞)를 짓는 내용이다.
하지만 개발을 추진하는 지역에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게 밝혀지면서(▶기사보기: [단독] 애써 복원한 반달가슴곰 서식지에 '산악 열차' 놓을 판) 사업 추진 여부와 방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보기: 산악열차 놓는다는 지리산 형제봉, 24년전에도 야생 반달곰 살았다)
대책위는 "하동알프스프로젝트는 현행법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고, 사업타당성보고서 등 사업세부계획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기재부는 동 사업을 한걸음 모델 과제로 선택하고 산림관광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해 이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려 기재부에 여러 차례 회의 중단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지리산 산악열차 건설을 전제로 한 회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그러면서 "기재부는 '사회적 타협을 통해 상생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이 사업은 타협과 상생이 아니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리한 형제봉 일대, 반달곰 서식 공식 확인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반달곰을 추적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 2017년 5마리, 2018년 4마리, 2019년 5마리, 2020년 8월 기준 4마리가 이곳에서 참나무류 열매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위치추적기가 부착되지 않은 반달곰 개체도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공단 측은 분석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4년부터 약 280억원을 들여 지리산 일대에 반달곰 복원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그 결과 지리산과 덕유산 일대에 69마리(위치추적기 부착 25마리, 미부착 44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반면 하동군이 2020년 6월 25일 1차 회의에 제출한 자료에는, 형제봉 일대가 반달곰의 주활동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모니터링 결과 3회 출현 흔적만 발견된다고 되어 있다. 논의 시작부터 사업 추진 지역에 반달곰 서식 여부가 간과된 것이다. 대책위는 "하동군은 자료 취합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기재부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이 사업을 회의 의제로 선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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