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 늘어났지만, 지출폭 증가 못 따라가
1~9월 정부 지출 434.8조...전년비 48.8조 증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월 5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나라 살림의 가계부'로 불리는 관리재정수지가 3개월 만에 악화되며 적자폭이 100조원대를 다시 넘어섰다. 국세 수입이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정부 지출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1~9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0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대비 적자 폭이 9조6,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통상 고정 지출ㆍ수입에 속하는 각종 연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지난달 보다 적자폭을 12조4,000억원 늘리며 108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국세수입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 두달간 적자 폭을 줄이며 개선됐다. 9월 국세수입도 2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3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이 8월에 조기 완료됨에 따라 종합소득세ㆍ근로소득세 등이 전년 4조2,000억원이 더 걷힌 영향이 컸다. 반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1조5,000억원이 줄어들었다.
국세수입은 증가했으나 늘어나는 정부 지출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월 총지출은 46조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조원이 증가한 수치다. 아동양육과 소상공인 지원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사업비가 9월에 집중적으로 지출됐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세 증가 등 총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4차 추경사업 집행 등으로 총지출 증가가 크게 나타나며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다시 확대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 지출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1~9월 정부 지출은 43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조8,000억원 증가했다. 9월부터 4차 추경 사업비가 본격적으로 지출된 것을 감안하면 정부 지출 규모는 향후 더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앙정부 채무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800조3,000억원으로 작년 12월말보다 101조4,000억원이 늘었다. 4차에 걸친 추경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4%에 육박하게 됐다. 정부는 수입대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자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60%까지 관리하고,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3% 이내로 설정한 `한국형 재정준칙`을 마련하고 이를 2025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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