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비해 조성하는 자체 폐기물 매립지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 방향과 내용을 공개했다. 매립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을 한다는 계획인데, 안을 들여다 보면 기존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 지원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시가 9일 공개한 세부 지원 내용은 △매년 58억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 지원 △100억원 상당 근린공원과 체육시설 설치 △주민 고용 및 주민 감시 보장 △주민 숙원사업 지원 등이다. 지역발전기금은 주민지원협의체 활동비, 마을회관 운영비, 해산물 종자 구입비 등 주민 복지나 소득 증대 등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이다.
시는 매립지가 들어선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폐기물에는 가산징수금제를 적용, 폐기물 반입수수료를 더 부담하게 할 계획이다. 수도권매립지 경우 서구 외 타 지역은 반입수수료의 50%를 더 내고 있다. 가산징수금은 매립지가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특별회계로 운영하도록 하고 해당 자치단체에 사용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5일 자체 매립지인 가칭 '인천 에코랜드'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에코랜드는 부지 면적이 15만㎡, 매립용량이 234만㎡ 규모로, 인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면적 1,600만㎡) 100분의 1 수준이다. 생활폐기물 소각재 등만 지하에 매립하고 시설 상부를 밀폐시키는 등 친환경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주민들이 원할 경우 에코랜드 관리·운영을 주민들에게 맡겨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문제 감시를 직접 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주민 숙원사업을 직접 발굴해 해결하는 등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코랜드 주변 지역 지원 방안이 수도권매립지와 비교해 새로울 게 없어 파겨적인 지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도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10%를 주민 지원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연간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매립지는 공원과 체육시설 설치, 주민 감시 보장 외에 장학금 등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에코랜드는 수도권매립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같은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과감한 지원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 VS 인천 에코랜드 비교
수도권매립지 | 인천 에코랜드 | |
---|---|---|
면적 | 1,600만㎡ |
15만㎡ |
매립방식 | 생활·사업장· 건설폐기물 직매립 | 생활폐기물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지하 매립 |
폐기물 반입지역 | 서울·인천·경기 |
인천 |
반입량 | 일 9,230톤 | 일 161톤 |
한편 에코랜드는 4단계로 나눠 조성된다. 1단계 용량은 60만㎡ 내외이다. 단계별로 10년씩, 약 40년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에코랜드는 생활·사업장 건설폐기물을 노상에 직매립해 악취와 침출수가 발생했던 수도권매립지와 달리 생활폐기물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40m 깊이 지하에 매립한다. 상부는 돔이나 건축물 형태로 지어져 외부와 차단된다.
시는 하루 약 161톤의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이 반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톤 트럭 8대 분량으로, 지난해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일평균 반입량(약 2,164톤)의 7.4% 수준이다.
에코랜드 부지 주변에는 방패림을 조성해 시설을 보호하고 완충지역에는 야구장, 축구장 등도 지을 예정이다. 매립 종료 후에는 매립지를 공원이나 체육시설로 활용한다.
인천시는 12일 오전 11시 에코랜드가 들어설 최종 후보지와 6개 신설 소각장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흥석 인천시 교통환경조정관은 “주민들이 유치를 원하는 시설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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