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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회사 하이트진로의 이유 있는 스타트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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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회사 하이트진로의 이유 있는 스타트업 투자

입력
2020.11.09 15: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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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온라인 중개 스타트업에 지분투자
밀키트 플랫폼·제조사 등 올해 투자만 5건
"주류 외 신성장동력 발굴 위한 전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하이트진로가 수산물 온라인 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푸디슨에 투자하기로 했다. 꾸준히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올해 다섯 번째 투자처다. 보통 기업들의 투자 대상은 자사 사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가 대부분이지만, 하이트진로의 투자 대상은 주류 시장과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영역까지 뻗어가고 있다. 계기는 '위기의식'이다. 산업 간 경계가 급격히 무너지는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이종 산업에서의 신성장동력 발굴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는 수산물 온라인 중개 서비스 '신선해'를 운영 중인 푸디슨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하이트진로와 푸디슨 CI.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와 푸디슨 CI. 하이트진로 제공


푸디슨은 업소에 필요한 만큼만 수산물을 담을 수 있는 반영구적 친환경 소재 기반 활어박스를 개발했고, 이 박스를 실은 차량에 사물인터넷(IoT) 칩세트를 부착해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기존 대형 활어차량을 이용할 필요 없이 소량 발주가 가능하고, 지역별로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내기 때문에 재고 부담 해소, 중간 유통과정 축소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푸디슨은 서비스 시범 운영을 준비 중인 극초기 스타트업으로, 하이트진로는 사업모델 수립부터 성공까지 전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주류사업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왔지만, 술 외의 수익원이 없다는 한계가 내부적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주류사업을 벗어난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부족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였다.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산업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는 창업 초기 업체에 대한 투자라고 보고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들었다.

올해 5월 맛집 요리를 밀키트로 만들어 제공하는 플랫폼 아빠컴퍼니(서비스명 요리버리)로 첫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시작해 6월 독특한 디자인의 소형 가전제품 제조사인 이디연, 온라인 스포츠 퀴즈 게임사 데브헤드, 8월 고품질 농축수산물 플랫폼사 식탁이있는삶 등에 연달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음식부터 가전제품, 가장 최근 투자처인 푸디슨의 물류 최적화 기술까지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3년간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하면서 인수합병(M&A) 등 장기적인 전략 수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허재균 하이트진로 신사업개발팀 상무는 "온라인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소비재, 서비스 등 변화하는 사회 구조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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