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술·담배 등이 주요 발병 원인
이모(21)씨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오른쪽 눈이 충혈되고 아프기 시작한 뒤 점점 시력이 떨어졌다. 처음엔 피곤해서 단순 결막염이 생긴 것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가 됐고 눈부심 증상까지 나타났다. 병원을 찾아 눈과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생소한 '포도막염'이었다.
포도막염은 눈을 싸고 있는 포도막(Uvea) 조직의 염증이 생긴 것이다. 탁구공만한 눈알은 세 종류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장 바깥쪽 하얀 막을 공막, 가장 안쪽 신경이 분포하는 막을 망막, 중간막을 포도막이라고 한다. 포도막은 홍채ㆍ맥락막ㆍ모양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포도 껍질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혈관이 분포해 눈에 영양을 공급한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주변의 망막ㆍ공막은 물론 수정체ㆍ각막 등 눈의 중요한 부분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고 실명될 수도 있다. 국내에선 환자가 매년 1만명당 17.3명이 발생한다(대한포도막학회). 20ㆍ30대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포도막염 원인은 비감염성과 감염성으로 나뉜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자가면역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홍반성 낭창(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별다른 원인이 없어도 생긴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결핵이나 매독 등 여러 균에 감염돼 생길 때가 많다.
포도막염은 대개 염증이 반복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포도막염은 조기 발견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막염 진단을 위해 먼저 시력검사를 하고 안압을 측정해 시력 감소 정도를 알아낸다. 또 세극등 현미경 검사를 통해 전안부 검사를 한다. 포도막염이 있으면 눈 앞부분에 염증 세포가 떠다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막이나 홍채에 다른 이상이 없는지 관찰한다.
이형우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발생한 포도막염은 한 가지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유리체 및 망막 검사, 빛 간섭 단층 촬영 및 조영제 검사 등의 안과 검사와 가슴 X선 촬영, 혈액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치료는 점안약ㆍ복용약ㆍ주사약 등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약에 따라서는 눈동자를 넓혀서 시력이 더욱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 눈에 맞은 주사 때문에 새빨갛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몇 주 안에 회복하기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실명 위험이 있거나 약물 합병증이 심한 비감염성 포도막염 치료에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적은 생물학적 제제(휴미라)를 쓸 수 있다.
포도막염은 면역 기능과 관계가 있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육체적으로 심한 노동을 하거나, 술ㆍ담배를 많이 하면 발병과 재발 가능성이 커진다.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포도막염은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심각한 안과 질환이지만 '피곤해서 그렇겠지' 일시적인 증상일 것'이라며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때가 많다"며 "20~30대 젊은이들도 포도막염이 많이 발생하기에 경각심이 가져야 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