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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세계를 잠 못들게 한 '108시간 개표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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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세계를 잠 못들게 한 '108시간 개표 혈투'

입력
2020.11.08 12:18
수정
2020.11.08 12:5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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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초반 두 후보 저마다 승리 자신
90%까지 엎치락뒤치락 대접전 펼쳐
바이든 '러스트 벨트' 맹추격, 승부 쐐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 연설을 한 후 가족들과 포옹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 연설을 한 후 가족들과 포옹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 대통령 승자가 발표되기까지 전 세계는 108시간 가까이 숨죽이며 개표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이날 오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확실히 앞서면서 '매직넘버(선거인단 270명)'를 넘기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나흘이 걸린 승자 공표 시간 만큼이나 거북이 개표와 역전 드라마 등 개표 전쟁은 손에 땀을 쥐는 풍성한 볼 거리를 제공했다.


당선 윤곽까지 108시간 대접전

통상 선거 당일 밤이나 이튿날 새벽에 당선인이 결정됐던 관행과 달리 올해 대선은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선거 당일인 3일 0시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가 투표와 동시에개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여러 주에서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 혈투를 벌였고, 7일 오전 11시30분이 돼서야 미 언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남은 표와 관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다. 20명의 선거인단을 추가한 바이든 후보가 273명을 확보, 107시간 30분이 걸린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개표 첫날부터 판세가 시시각각 바뀌었던 만큼 두 후보는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국민 연설은 선거 당일을 포함해 3번이나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 번의 대국민 연설을 비롯해 다수의 트위터 글 등으로 지지자들에게 승리 메시지를 던졌다.

개표 초반만해도 트럼트 대통령의 재선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경합주였던 북동부 '러스트 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와 남부 '선벨트(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6곳에서 죄다 치고 나가며 싹쓸이 기운마저 감돌았다. 시작은 플로리다였다. 우편투표를 먼저 개표하는 형식 탓에 바이든 후보가 앞서가 조기에 승부를 매듭지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붉은 깃발'이 꽂히는 지역이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율 96% 상황에서 51.2%를 득표, 바이든 후보(47.8%)를 3.4%포인트 차이로 여유있게 제쳤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겼던 격차(1.2%포인트)보다 더 벌어져 트럼프 캠프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텍사스와 오하이오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개표 중반까지 바이든 후보가 선전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 품에 안겼다. 텍사스에선 개표 73%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약진해 5.9%포인트 차이로 이겼고, 오하이오 역시 개표 70% 전후로 바이든 후보가 역전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4년 더'는 점점 현실화하는 듯했다.


'러스트 벨트' 바이든에 안기다

러스트 벨트 표심은 트럼프 캠프의 섣부른 기대를 탄식으로 바꿔 놨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압승이 예상됐던 바이든 당선인은 세 지역 모두 개표 후반까지 크게 뒤졌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우편투표함은 바이든에게 맹추격을 선사했고 개표율 90%가 훌쩍 넘은 막판, 뒤집기 쇼가 펼쳐졌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대전은 양측의 피를 말렸다. 한 때 12.7%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던 두 후보의 득표율은 투표 닷새째인 이날이 돼서야 소숫점대 차이로 바이든 당선인이 가까스로 앞섰다. 개표가 98% 진행된 이날 오후 8시50분, 바이든 후보가 당선인 자격을 얻었을 때 그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확보한 유권자는 3만7,298표, 0.55%포인트 차였다.

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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