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16일부터 4주간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 예고
주민 10일부터 차량시위와 사격장 앞 농성 계획
"민관군 협의체 빨리 가동해야"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이 이달 중순 주한미군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앞두고 군 당국과 지역 주민 간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들은 차량시위와 사격장 앞 농성을 예고하고 있다.
8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16일부터 4주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수성사격장에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훈련은 당초 지난달 12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발로 미뤄졌다.
이에대해 인근 장기면 주민들은 "수성사격장이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마을과 1㎞ 떨어졌다"며 "사격훈련이 실시되면 유탄이나 불발탄, 소음, 화재, 진동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올 2월부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장을 경기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포항으로 옮기면서 소음과 진동 피해에 직면하고 있다. 포천에서도 주민 반발로 훈련장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올 초부터 평소와 다른 헬기 소음과 진동이 느껴져 알아보니 주한미군이 새로 훈련을 시작했다"며 "포천지역 주민 민원 때문에 사격장을 변경해놓고, 어떻게 이 동네 주민들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사격훈련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기면 주민들은 도로 곳곳에 주한미군 헬기 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현수막도 내걸었다. 또 지난 10일에는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는 깃발을 내걸고 100여 대의 차량시위도 벌였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이달 초 박주민 국방부 차관을 만나 "국방부는 미군 헬기사격을 중단하고, 주민 생존권을 보장하는 근본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박 차관은 "한미동맹과 국가안보 문제로 이달 중순 미군 헬기사격 훈련을 취소하는 것은 힘들다"며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이달 10일에도 차량 100여 대로 장기면과 해병대1사단, 포항시청을 누비며 수성사격장 폐쇄를 촉구할 방침이다. 또 11일부터는 사격장 앞에서 농성에 들어간다.
김상규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주한미군 아파치 사격훈련은 지난 수십 년간 군 당국이 실시한 훈련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국방부가 예고없는 사격에 대해 잘못을 시인한다면 아파치 훈련을 강행하기 전에 민관군 협의체부터 가동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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