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민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물질기준과장
샤인머스캣과 거봉 등 열매가 크고 씨가 없는 과일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과일은 다소 비싸지만 단단한 과육과 달콤한 과즙, 특히 씨를 가려낼 필요가 없어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이렇게 씨가 없거나 열매가 크게 열리는 것은 ‘생장조정제(plant growth regulator)’를 살포하기 때문이다. 특히 샤인머스캣과 거봉에 씨가 없게 하는 용도(무종자화)로 지베렐린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식물 생육을 촉진 또는 억제하거나 개화ㆍ착색 촉진, 낙과 방지 등 식물 생육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는 농약을 생장조정제라고 한다.
일부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장조정제를 사용해 재배한 포도는 위험할 것 같아 먹지 않겠다는 글들이 눈에 띈다. 식물에 사용하는 생장조정제와 사람과 동물에 사용하는 호르몬을 혼동해 부작용을 고민하고 문의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생장조정제는 사람 또는 동물에 사용하는 호르몬과 다르고, 독성이나 효과를 나타내는 원리도 다른 물질이다. 많이 사용되는 지베렐린과 아이에이에이(IAAㆍindol-3-ylacetic acid)는 식물 자체 내에서 생성되는 식물호르몬으로 동물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생장조정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으로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이 불필요할 정도로 안전한 물질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테스토스테론ㆍ에스트로겐 같은 동물성 호르몬은 사람이나 동물의 발육 등에 관여한다. 잘못 사용하면 여드름 유발, 생장 및 발육 저하, 정자 수 감소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농산물에 사용되는 생장조정제는 식물호르몬 또는 식물호르몬과 유사한 형태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다. 동물성 호르몬과 다르며 올바른 농약 사용법에 따라 재배한 농산물이라면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부도 농산물 안전 관리를 위해 ‘농약 허용물질 목록관리 제도(positive list systemㆍPLS)’를 운영해 안전한 농산물이 생산ㆍ소비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믿고 달콤한 과일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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