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당선인, 한국과의 인연
DJ, 美 망명시절 교분 쌓았을 것으로 추정?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김대중 전 대통령 꼽기도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국은 각별한 동맹국이다.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1년 첫 방한 때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바꿔 맨 'DJ 넥타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 소중히 간직했을 정도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건 김 전 대통령과 만나면서부터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19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시절 미국에서 고달픈 망명생활을 하던 김 전 대통령과 교분을 나누기 시작한 그는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1년 8월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이 된 옛 망명객과 재회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김 전 대통령을 꼽을 만큼 두 정치 지도자의 친분은 깊었다.
이들의 깊고 오랜 우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일이 바로 넥타이 교환이다. 함께 점심을 먹던 중 바이든 당선인은 김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보고 "아주 좋아 보인다"고 칭찬했고, 김 전 대통령은 곧바로 매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 선물로 줬다고 한다. 그러자 바이든 당선인도 본인의 넥타이를 김 전 대통령에게 줬고 그 자리에서 서로 넥타이를 바꿔 맸다.
재미있는 건 넥타이의 얼룩에 대한 당시 바이든 당선인의 해석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넥타이에 수프 국물이 묻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무수한 역경을 딛고 청와대에 입성한 김 전 대통령의 좋은 기운이 언젠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희망했다고 한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그 넥타이를 세탁하지 않고 보관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한국 관련 최대 관심사는 누가 뭐래도 '한반도 비핵화'다. 활동 분야를 법제와 외교 분야로 넓히며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그는 1987~1995년 상원 법제사법위원장을 연임한 데 이어 2001~2003년, 2007~2009년 세 차례나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로 외교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고, 2009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선 부통령이 됐다.
2013년 12월 이뤄진 두 번째 방한은 부통령 자격이었다. 첫 방한 뒤 12년여 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됐고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그의 대북 태도도 강경해졌다. 그는 연세대 특별강연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추구하는 한 절대 안보와 번영을 누릴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손녀와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찾기도 했다. 군사행동보다 외교와 협상을 중시하지만 동맹 공동전선을 우선한다는 게 그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친(親)바이든'으로 분류될 만한 정치인으로는 야당 의원들이 먼저 꼽힌다. 민주당 정부와 한국 보수 정부의 집권기가 주로 겹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일 때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바이든 당선인과 독대한 적이 있고,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낸 조태용 의원은 오바마 정부 인사들과 두루 접촉했다. 여당에서는 '영원한 DJ맨'으로 불리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미 민주당 인사들과 두루 인맥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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