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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3수 끝 대권 접수한 바이든, 위기의 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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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3수 끝 대권 접수한 바이든, 위기의 순간은?

입력
2020.11.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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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초반 잇단 하위권, 낙마 위기
코로나19로 흥행 효과 미비 전대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4일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스퀘어 파크에 모여 지지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맨해튼=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4일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스퀘어 파크에 모여 지지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맨해튼=AFP 연합뉴스

반세기 동안 세계 최강 미국 정계에서 쓴맛, 단맛을 다 본 ‘정치 고수’에게도 대권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이미 두 번이나 도전에 실패한 터였다. 노(老)정객은 전 세계를 뒤흔든 감염병 태풍에도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수많은 곡절을 끝내 극복했다. 좌절의 경험은 최소 4년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귀한 자양분이 될 게 분명하다.


연전연패 위기 맞았던 초반 경선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 후 아내 질 바이든 여사와 포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 후 아내 질 바이든 여사와 포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올해 2월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끔찍한 기억이 될 수도 있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그는 연전 연패를 당하며 한 때 중도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4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한 단 계 낮은 5위로 처지며 굴욕을 맛봤다. 30대 ‘젊은 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州) 사우스벤드시장이 돌풍을 일으키며 시선을 모으는 등 새 인물을 갈구했던 당원들에게 정치 경력만 오래됐을 뿐, 참신할 것 없는 바이든이 역전을 꿈꾸기란 사실상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바이든은 인내하며 반전을 노렸다. 무대는 흑인 유권자가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 그는 이 곳 경선에 올인했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48.7% 득표로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9.8%)을 가볍게 제치며 ‘바이든-샌더스’ 양강 구도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바이든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를 무너뜨리는 일은 그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 단합하는 것”이라며 하차를 선언하고 바이든에 힘을 실어줬다.


좌절도 기회도 준 코로나19

어렵사리 당 경선은 뚫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합을 겨루기도 전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이 세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국이 된 탓에 대선 레이스의 꽃이자, 대통령감 바이든을 알릴 전당대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래 7월 열리기로 했던 전대는 코로나19 사태로 한 달 늦춰졌고, 결국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의 행사장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건강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방역 방침에 규모도 대폭 축소해 화상으로 대신했다. 도전자 입장에서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유세 현장에서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유세 현장에서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러자 바이든 당선인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대 흥행은 무산됐지만, 경선 TV토론에서 자신을 꼼짝 못하게 몰아 붙였던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전격 낙점한 것. 40대의 젊음과 유색인종 여성이란 희소성을 고루 갖춘 해리스 의원은 77세 고령인 바이든의 구태 이미지를 보완해 줄 적임자였다. 또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을 조합한 민주당 후보 진용은 미국사회 모든 인종, 계층에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며 대선 전선에 뛰어들었다.

행운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마스크 착용과 봉쇄 정책을 옹호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말에 유권자들은 귀를 기울였고, 반대로 “코로나19보다 독감이 더 위험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은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플로리다 놓쳤지만 역전, 또 역전

위기는 3일(현지시간) 결전의 날에도 이어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개표 초반 남부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플로리다(선거인당 29명)를 빼앗기며 다시 대권 눈 앞에서 눈물을 삼키는 듯 보였다. 최대 승부처라던 펜실베이니아(20명)마저 개표 나흘이 될 때까지 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긴 북동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 그는 뒷심을 발휘했다. 우편투표함이 열리자 미시간(16명)과 위스콘신(10명)이 잇따라 바이든 당선인이게 넘어왔다. 공화당의 텃밭인 애리조나(11명)에서도 승전보가 답지하면서 그는 선거인단 ‘매직 넘버(270명)’를 비교적 여유 있게 거머쥐었다. 바이든 당선인의 마음은 이미 8년간 부통령으로서 동고동락한 백악관에 가 있다. 그는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의 문을 일찌감치 열고 “(취임) 첫 날부터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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