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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미, 사망 노동자 부르다 울컥…"산재 해결 文 약속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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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미, 사망 노동자 부르다 울컥…"산재 해결 文 약속 어디로"

입력
2020.11.04 17:30
수정
2020.11.0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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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산재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사진은 강 원내대표가 올 9월 당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산재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사진은 강 원내대표가 올 9월 당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마감재 부착 작업 중 바닥에 부딪혀 사망.”

“석회석 채굴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

“엘리베이터 피트에서 떨어져 사망.”

“외벽 하자 보수 작업 중 구조물에 맞아 사망.”

“지붕 수리 작업 중 추락 사망.”

끝없이 쏟아지는 ‘사망의 이유’가 회의장을 공명했다. 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최근 산재 사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을 되뇌던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준비한 목록을 차마 다 읽지 못한 채 울컥하며 질의를 멈췄다. 국감장에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고 김용균 사망 사고 진상 조사 결과 종합보고서가 나왔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국회가 이번 국감을 하는 동안 숨진 노동자들의 사망 이유를 읽어 나갔다. △수직 철근에 맞아 사망 △축사 강판 덧붙이기 작업 중 떨어져 사망 △비계 작업 발판에서 작업 중 사망 △지붕에서 빗물받이 철거작업 중 사망 △거푸집 해체 작업 중 떨어짐 △옥상방수공사 우레탄 작업 중 추락 사망 등.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던 강 원내대표는 차마 계속 읽기 어렵다는 듯 잠시 질의를 멈춘 뒤 “노동자 70여명의 사망 이유를 가져왔는데 20명도 읽지 못했다”며 “이들의 죽음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김용균 보고서를 내놓고 이행 점검을 하겠다고 하고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노동자가 숨졌다”며 “산재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노동자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고 했다.

노 비서실장은 “정부는 교통사고, 산재 사망, 자살 등 3대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국정 과제로 삼아 노력해왔다”며 “중요 국정 과제로 여기고 노력을 더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강 원내대표는 “노동자가 죽어도 책임자가 구속되지도 않고, 한 사람의 목숨 값이 500만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법률로 노동자 사망 막을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 등 당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50주기 기념행사에 참석해'그 쇳물 쓰지마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김종철 정의당 대표 등 당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50주기 기념행사에 참석해'그 쇳물 쓰지마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은 당론이자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6명의 현역 의원들이 번갈아 국회 본청 로텐더홀 1인 시위도 하고 있다. 법안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위험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혜영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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