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상황 따라 亞 증시도 급등락 거듭
국내 증시에선 트럼프 관련주 우세
미국 대선이 예상 밖의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4일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치며 상승 출발했던 아시아 증시는 개표 진행 결과에 따라 경계감을 드러내며 등락을 반복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엿보였을 땐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출렁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선전에 기술· 친환경주 희비 엇갈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01포인트(0.6%) 상승한 2,357.32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 강세에 전장 대비 0.77% 오른 채 출발한 코스피는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장중 등락을 거듭했다.
장 초반 한때 2,340선이 무너졌지만 3,400억원 규모의 기관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600억원, 2,100억원대 주식을 내다 팔았다.
장중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 분위기가 전해지자 트럼프 테마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 나스닥 선물이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이 상승하자 국내 대형 기술주 중심의 오름세도 확대됐다. 네이버(5.48%), 카카오(6.84%) 등 미국 기술주와 흐름을 같이 해 온 종목들이 급등했다. 민주당이 예고한 독점금지법 규제로 최근 나스닥 하락을 이끈 대형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바이든 수혜주로 꼽혔던 국내 친환경 관련주는 급락했다. 태양광 에너지 관련 업체인 한화솔루션(-8.86%)을 비롯해 OCI(-8.29%) 오성첨단소재(-22.09%), 씨에스윈드(-9.86%)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종의 낙폭이 컸다. 바이든 후보는 향후 4년간 청정 에너지 및 인프라 등에 2조달러(약 2,300조원) 투자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환율 22원 '출렁'... "변동성 확대될 것"
아시아 증시도 각자 입장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트럼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개표 결과를 주시하며 소폭 상승(0.77%) 출발했지만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언급되자 장중 하락 전환하는 등 혼조세를 보인 끝에 전장보다 0.19% 상승한 3,277.44에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장중 변동성을 확대하며 전날 대비 0.24%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특히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극심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137.7원에 마감했다. 바이든 우세가 대세였던 장 초반 1,126원까지 하락했지만, 두 후보 사이 '초박빙' 소식에 장중 한때 1,148원까지 치솟았다. 하루 장중 변동폭(22원)은 코로나19 쇼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지난 3월 20일(26.2원)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대치였다.
최종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금융시장 변동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후 우편투표 확인과 재검표 주장 등 여부에 따라 단기 등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기존 예상과 다른 결과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교통정리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변동성이 높아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미 대선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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