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버릇 지적하자 폭행... 병원서 사망
친구는 임신한 아내 두고 허탈한 죽음
술에 취해 고등학교 동창 친구를 무자비하게 때려 사망하게 한 전직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전직 교사는 사망한 피해자의 결혼식 사회까지 봐 줬을 만큼 피해자와 절친했던 친구였다. 사망 사고 당시에는 현직 교사 신분이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회사원 B(26)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전직 교사 A(26)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해 지난달 2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수원지검은 A씨를 지난달 28일 재판에 넘겼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A씨와 B씨는 또 다른 친구 C씨와 함께 지난달 18일 경기 용인시에서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평소 A씨의 폭력적인 술버릇에 불만을 품었던 B씨와 C씨는 술자리 후 귀갓길에 술버릇을 바로잡겠다며 A씨를 때렸고, 화가 난 A씨는 그 자리에서 B씨의 얼굴을 때려 넘어뜨렸다. A씨는 넘어진 B씨 위에 올라탄 채 B씨의 얼굴 등을 10여차례 더 폭행했다. B씨는 주변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건 발생 1시간 만에 치료를 받던 중 뇌출혈로 숨졌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체포해 구속했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고교 친구 사이로 가해자 A씨가 피해자 B씨의 결혼식 사회를 봐줬을 만큼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해당 사건에 대해 "당시 만취 상태였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A씨는 서울 시내의 한 공립중학교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중학교 관계자는 "A씨가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이번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던 시점에 사직했다"라고 밝혔다.
피해자 B씨는 이제 막 돌을 맞은 첫째 아이와 임신 12주인 아내를 두고 사망했다. B씨의 배우자는 육아휴직 중이었으나 B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당장 생계를 이어나갈 길이 막막해진 상황이다. B씨의 아내는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가 한 순간에 사라져 홀로 아이들과 살아가야 한다"며 "배우자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현실적 고민에 고통받고 있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서울 강서구에서도 결혼식 사회를 봐 준 절친한 친구 사이에 폭행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항공사 승무원 김모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모 경찰서 소속 경찰관 C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올해 6월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