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수능 이후 인파 등이 방역 걸림돌"
신규확진자 100명 넘어…거리두기 격상 가능성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안한 확산세를 이어오는 가운데 지난달 말 핼러윈 여파와 다가오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겨울방학 등이 올해 겨울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일 대비 118명 늘어 누적 2만6,925명에 달했다. 특히 서울(39명)ㆍ경기(41명)ㆍ인천(4명) 등에서만 84명이 새로 발생하는 등 대부분의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현재와 같은 증가추이가 계속 이어진다면 국내 환자 발생이 두 자릿수 이하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루 평균 100명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7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은 수도권에서 1주간 일평균 환자 수가 100명을 넘으면 1.5단계로 격상하도록 하고 있어,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단계 격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문제는 연내 남은 2개월 동안에도 넘어야 할 고비가 최소한 3개 이상이라는 점이다. 우선 핼러윈 여파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정부가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등 유흥주점이 집중된 곳을 중심으로 심야 단속을 벌이고, 일부 클럽들은 자체적으로 영업을 중단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인근 술집으로 사람들이 대거 몰려 밤새 밀접 밀집한 곳에서 춤추고 노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그 여파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는 데 최대 일주일까지 걸리는 만큼 지금의 상승세를 핼러윈 여파로 보기는 이르다"며 "도리어 기준에 맞지도 않는데 무작정 1단계로 내린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2일 거리두기를 1단계로 조정했는데, 이로 인해 그렇잖아도 느슨해진 경계심이 더욱 풀어져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핼러윈 여파까지 겹치면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건 시간문제다.
내달 3일 수능 직후와 대학생들의 겨울방학도 방역의 걸림돌이다. 학생들이 대거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어서다. 마침 코로나19로 미뤄뒀던 연말연시 모임까지 맞물리면 이미 일상을 파고든 소규모 집단감염이 대규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교수는 "수능이 한달여 남았는데 끝나면 논술 등으로 학생들 움직이 많아질테고 대학생들도 방학에 접어들어 이 시기가 중요한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환자 발생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50~70대 환자들도 많아 불안하다"며 "방역수칙을 평소보다 더 잘 지키고 모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위기의 순간이 턱끝까지 왔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는 우리의 기대와 희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끓는 점에 비유하자면 지금 우리 사회는 90~95도쯤이라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장을 방문한 취재 기자 1명이 이튿날부터 증상을 호소하다 이달 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대본은 증상 발현 이틀 전인 25일부터 전파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26일 함께 식사한 동료 3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현재까지 이들 중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방대본은 다만 해당 장례식장을 찾은 방문객이 1,000여명에 달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기자가 있던 출입구 인근은 폐쇄회로(CC)TV로 노출자 등을 특정하기 어려워 이날 "10월 26일 장례식장 방문자 검사 요망"이란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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