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조합 "쿠팡 짝퉁 시계 판매 방관에 국내 업체 망해"
쿠팡 "24시간 감시, 위조 상품 판매 비중 현저히 낮아"
중소 시계제조업체들이 단단히 뿔났다. 수백 종의 고가 유명 브랜드 가짜 제품이 팔리고 있는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로 인한 손실 때문이다. 중소 시계제조업체들은 해당 쇼핑몰에 판매중단과 함께 손해배상까지 요구했다.
시계산업협동조합은 4일 쿠팡에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대의 고가 시계가 20만∼30만원에 팔리고 있다며 이곳에서 판매 중인 가짜 유명 브랜드 시계만 684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에서 공개한 쿠팡의 판매 페이지를 보면 A업체는 '정품이 아닌 레플리카(모조) 상품'이라고 표시한 가운데 태그호이어, 롤렉스 등 고가 시계 브랜드의 가짜 제품을 20만원대에 팔고 있다. 조합은 이에 따라 유사한 가격대에서 경쟁 중인 국내 패션 시계업체의 손실이 수십 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쿠팡의 모조품 판매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하고 중소 시계제조업체의 매출 손실의 일부까지 배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쿠팡의 이른바 '짝퉁' 시계 판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합은 지난 해 6월에도 쿠팡이 명품시계를 모방한 가짜 시계 판매를 방관하고 있다고 공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합 관계자는 "작년에 신문, 방송 등 주요언론매체가 이 문제를 다루자 쿠팡이 잠시 판매를 중단했다가 다시 가짜 유명 브랜드 시계를 대량 판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행 상표법은 가짜 제품을 판 판매업자만 처벌하고, 유통망을 운영하는 쿠팡 등 소위 온라인상거래중개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어수룩한 법 때문에 정작 정직하게 제품을 만들어 파는 중소 시계제조업체는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데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도 해명에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100여 명의 전담조직을 마련해 24시간 감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첨단 인공지능(AI) 기술로 상품의 가격을 분석해 위조 가능성을 예측하고, 상품 이미지를 분석해 진품 여부를 판별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위조 빈도가 높은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등록 전 판매자들에게 유통이력 확인을 통해 정품 및 안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등 사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에선 이런 가짜 제품의 판매는 자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란 입장이다. 전자상거래업계와 관련기관의 위조상품 차단노력으로 위조상품 판매 업자가 다른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페 등에서도 포착된다는 설명이다.
쿠팡이 특허청(고민정 의원실)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위조 판매 건수는 인스타그램이 27.09%로 가장 높았고 번개장터(17.38%), 카카오스토리(16.46%)의 순이었다. 쿠팡은 네이버카페(10.65%)보다 낮은 3.61%였다. 쿠팡은 "시계조합이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위조상품 적발 비중이 가장 낮은 쿠팡만을 모함하고 있다"며 "매년 근거 없이 쿠팡을 모함하는 조합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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