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은 4일 북측에 '대화의 손짓'을 다시 보냈다. 이 장관은 지난 6월 북한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끊긴 연락채널 복원 등 평화를 향한 '작은 걸음'부터 내딛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파주 군내면에 위치한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됐으나 이날부터 재개됐다. 판문점 견학의 문을 다시 연 이 장관은 "남북합의의 정신이 깃든 판문점은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라며 "(판문점을 견학하는) 국민들의 평화 발걸음이 쌓이면, 평화에 대한 의지도 판문점을 넘어 북측까지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장관은 "판문점은 남북 간 벽이 아니라 통로이고, 다시 이어져야 할 길"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 동포들을 향해서도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이 길을 따라 더 큰 왕래로 가자"고 제안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면서 코로나19 위기가 극복되면 남북이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에 대한 화답으로 읽힌다.
이 장관은 남북이 마주 앉기 위한 '세 가지 작은 제안'도 했다. 첫째는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이다. 이 장관은 "남북 판문점 채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복원돼 재가동되길 희망한다"며 "상시 소통채널 마련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왕래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이 자유왕래에 합의한 만큼, 판문점을 수 많은 사람이 경계를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 방식으로라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의 움직임과 남북관계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이 남북관계 상황을 더 격화시키거나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 개선하는 쪽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두 가지 측면을 다 보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의 흐름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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