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LG가 7년 만에 가을 '더그아웃 시리즈'를 펼친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키움을 꺾고 올라온 4위 LG와 4일부터 3전 2선승제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툰다.
두 팀이 가을 야구에서 만난 건 2013년 플레이오프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5번째다. 앞선 4번의 맞대결에선 2승 2패를 기록했다. LG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두 차례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선 모두 LG가 이겼고, 2000년대 플레이오프에선 두 번 다 두산이 승리했다. 7년 전 마지막 대결은 LG에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LG는 16년 만에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우승 꿈을 부풀렸지만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다섯 번째 대결을 앞둔 두 팀의 간판 타자들은 3일 필승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오재일(두산)은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지금 컨디션은 너무 좋다"면서 5위까지 떨어졌던 팀 성적이 막판 3위로 상승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오재일은 "많이 처져있었는데 마지막에 순위가 바뀌면서 사기도 올라가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3위로 우승했던) 2015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당장 내일 경기만 이기자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LG는 두산과 정반대로 시즌 막판 2경기를 그르치며 4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가을 야구를 시작했다. 연장 13회 혈투까지 치르며 여러 모로 불리한 게 사실이지만 끝내기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특히 타선 부진 속에서도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로 활약한 채은성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채은성은 구단을 통해 "시즌 내내 얘기했던 것처럼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감독님, 코치님들이 항상 가을 야구를 즐기자라고 말씀해 주신다. 형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후배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즐겁게 최선을 다하자라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LG가 올라왔는데, 공교롭게 서울팀 라이벌이라 느낌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과는 끝나봐야 알겠지만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LG와 상대 전적에서 9승1무6패로 앞섰다. 지난해에도 10승6패, 2018년엔 단 1패(15승)만 하는 등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김 감독은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했다.
마운드 높이에서도 두산이 유리하다. LG가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키움전에서 쓴 반면 두산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위력적인 구위를 뽐낸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가 건재하다. 하지만 류중일 LG 감독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은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라며 전력 열세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어 "두산은 수비가 강하고 주루플레이가 능한 팀이다. 한 베이스를 더 안 주는 수비를 해야 하고 우리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해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1차전은 플렉센과 고졸루키 이민호(LG)의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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