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지선(36)씨가 2일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외부 침입 등 타살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박씨와 박씨의 어머니가 마포구 자택에서 숨진 것을 확인하고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씨의 아버지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아내와 딸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대원들은 박씨 부친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박씨 자택 현관문이 잠겨있어, 10분 뒤 도착한 경찰이 문을 강제로 개방해 진입할 수 있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박씨와 그의 모친은 출동 당시 안방에서 함께 이불을 덮은 상태로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박씨의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성 메모가 발견됐다”면서 "현재 과학수사팀이 투입돼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박씨는 방송ㆍ영화ㆍ공연 등 제작발표회 전문 진행자(MC)로 종횡무진 활약을 해왔다. 박씨와 함께 근무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박씨는 공연 행사 사회자로 인기가 많았고, 해당 작품의 배경 지식까지 늘 꼼꼼히 공부하는 등 현장 분위기를 차분하고 지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평소 햇빛과 화장품 등에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인해 치료에 매진하고 있던 상황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최근 병이 악화되면서 야외 촬영은 물론 무대 행사에서 비추는 조명에도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지병 악화로 방송 섭외 요청도 거절했고, 지난달에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박씨의 모친은 서울에 올라와서 함께 지내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날아온 사망 소식에 동료들은 충격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동료 개그우먼 안영미(37)씨는 이날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를 진행하던 도중 비보를 접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개그맨 김원효(39)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니길 바랐지만, 지선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며 게시글을 올렸다.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같은 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을 받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2010년에는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상 등을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이어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