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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노인회장 “장수(長壽)가 재앙…노인행복부 신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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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노인회장 “장수(長壽)가 재앙…노인행복부 신설해야”

입력
2020.11.02 16: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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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에서 김호일 신임 회장이 공약으로 내건 노인행복부 신설 요청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왕나경 인턴기자.

2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에서 김호일 신임 회장이 공약으로 내건 노인행복부 신설 요청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왕나경 인턴기자.


“노인들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산업 역군이지만 그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어요. 노인복지를 전담하는 정부 부처 노인행복부 신설을 적극 건의할 겁니다.”

3일 취임식을 앞둔 김호일 신임 대한노인회장은 “오래 사는 게 행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며 무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에서 만난 김 신임 회장은 “세계 10위권인 경제 규모와 달리, 한국의 노인 복지는 세계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노인행복부 신설을 공약으로 내건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의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전세계 9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노인복지지표(GAWIㆍ2015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44점(100점 만점)으로 60위다. 태국(34위)과 베트남(41위), 필리핀(50위)보다 낮다. 김 회장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정부 직제 개편안을 처리하고, 이를 국회에서 의결하면 노인행복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4~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지난달 19일 대의원 투표에서 129표(득표율 47.4%)를 얻어 제1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2014년과 2017년 회장 선거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신 뒤 세 번째 도전이었다. 김 회장은 “국회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만들어 노인 문제를 항상 고민해왔다”며 “앞으로 4년간 임기를 노인권익 옹호와 복지 향상, 일자리 창출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자살률이 1위인 이유를 ‘빈곤’에서 찾았다. “수입이 끊긴 대다수 노인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사회활동을 포기하니 우울증을 겪다가, 또는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청년 일자리 못지않게 노인 일자리도 중요하다”며 “‘토ㆍ일 노인사원’을 정부와 기업에 제안하고, 민간과 협력해 노인 전담 일자리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주말에만 일하는 노인사원을 관공서 등에 두면 평일에 필요한 서류를 떼지 못한 사람들은 업무를 볼 수 있고, 노인은 기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동 돌봄 교육을 통해 경로당을 동네 보육원으로 만들고 퇴근한 맞벌이 부모가 아이들을 경로당에서 찾게 하면 사회적 해결과제로 떠오른 보육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노인 복지 확대에도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그는 “지하철이 있는 대도시에만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이 있고 지하철 없는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겐 별도의 교통비 혜택이 없다”며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도시와 농촌지역 노인들에게 버스 무임승차권을 주는 방안을 지자체장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남도와 충북 옥천ㆍ영동, 강원 정선, 제주 등에서 65~70세 노인의 버스요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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