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선에서 8%P 차로 트럼프 승리
올해는 코로나·?경제 부진이 발목 잡아
이른 개표에 더 주목, '민심 풍향계' 유지?
“No president has won without ohio.”(오하이오 없이 승리한 대통령은 없다)
1803년 미국의 주(州)가 된 오하이오는 이듬해 대통령 선거부터 참여해 미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이곳에서 패배한 후보는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이른바 ‘오하이오 징크스’가 자리잡은 것이다. 1896년 이래 오하이오는 두 명을 제외한 93%의 확률로 당선자를 맞췄다. 1960년 뒤로는 모든 대통령이 오하이오에서 이긴 후 백악관에 입성했다. 전통적으로 민주ㆍ공화 양당에 고른 비중의 지지를 보이는 경합주로 평가 받지만, 특히 공화당의 경우 오하이오 없이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전무하다.
오하이오 징크스에는 이유가 있다. 인구, 교육수준, 인종 분포 등에서 미국의 축소판과 같아 전국의 표심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크기는 50개주 중 34번째에 불과하지만, 인구 규모는 7위, 인구밀도 역시 10번째로 높다. 제조업이 발달(3위)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도 전국 8위를 자랑한다. 이 밖에 금융, 바이오, 낙농, 탄광 등 다양한 산업이 산재한 덕분에 지역마다 정치 성향이 달라 정당 입장에선 표심 잡기가 녹록지 않은 주로 꼽힌다.
미 CBS방송은 1일(현지시간) 시사 프로그램 ‘Ask Ohio(오하이오에 묻다)’를 통해 2016년 대선 당시 인터뷰했던 유권자들을 다시 만나 현지 표심을 가늠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 분야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놓고 입장이 엇갈렸다. 오하이오는 이날 기준 3,300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와 17일 연속 2,000명이 넘는 신규 감염이 발생했다. 감염병 확산세로 실업률 역시 8% 이상을 기록하는 등 경제 부진도 심각하다. 지난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미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부터 매각ㆍ폐쇄에 돌입해 4,5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부흥’ 공약으로 당선됐지만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 오하이오의 투표 결과는 결코 2016년을 재현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인구 구성비가 변한 점도 작지 않은 변수다. 미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오하이오의 백인 인구가 증가해 공화당 우위가 예상된다”고 봤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 백인 유권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8%포인트 차로 제쳤다. 또 오하이오는 2000년부터 전국 평균(13.4%)보다 훨씬 낮은 2.9%의 저조한 인구 성장률을 보였다. 인종 변화와 인구 감소가 맞물려 새로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일간 뉴욕타임스는 “오하이오의 백인 유권자들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교육 분야에서 크게 분열됐다”며 “특히 교외지역 유권자들의 지지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판세를 쉽게 가늠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는 투표 결과가 다른 주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보여 주목도가 더 커졌다. 파이브서티에잇은 “올해는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 못지 않게 ‘결과는 언제 알 수 있을까’를 궁금해한다”며 전국 예상 집계 시간(미 동부시간 기준)을 3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4일 오전 1시까지로 나눴다. 오후 7시 가장 먼저 투표가 마감되는 버몬트, 버지니아 등 6개 주에 이어 오하이오는 오후 7시30분 투표를 끝내고 당일까지 받은 사전투표는 오후 8시쯤 결과를 발표한다. 매체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는 상대적으로 빨리 개표가 진행돼 선거 당일에 승자가 가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인구 조사가 반영될 경우 내년부터 18명의 선거인단 규모도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오하이오 선거인단은 1968년 26명을 확보한 이후 꾸준히 줄었다. CBS는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 오하이오는 미래에 선거에서 덜 중요한 지역이 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경합주로서의 매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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