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시오스, 소식통 인용 보도?
펜실베이니아 개표 흐름이 관건
"패배 불복 밑자락 깔기"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대선일 밤 자신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면 개표가 종료되지 않았더라도 조기에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계획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편투표 개표로 결과가 뒤집히면 “사기ㆍ조작” 주장과 함께 소송전 등 불복 절차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내밀한 발언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이 시나리오를 은밀히 얘기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약 5,900만명이 참여한 우편투표를 모두 개표하려면 선거일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없다. 그런데도 당일 밤 연단으로 걸어 나와 자신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달성돼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우선 남부 ‘선벨트’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3개 주(州)는 물론, 신 접전지로 떠오른 오하이오, 텍사스, 아이오와, 조지아에서 모두 이기거나 상당한 격차로 앞설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들 주에서 승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부 경합주 3곳 중 접전이 예상되는 펜실베이니아 한 곳만 이겨도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넘길 수 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의 초반 개표 흐름이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나가는 그림이 필요한데, 실제 이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대선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우편투표가 급증했지만 펜실베이니아는 주 규정상 투표 종료시점까지 이를 개봉할 수 없다. 따라서 대통령 지지층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 당일 현장투표가 먼저 개표되면 초반 바이든 후보를 제치고 앞서다가 우편투표 개표 속도가 붙으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일 개연성이 높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선언 이후 최종 결과가 뒤집힐 여지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실제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악시오스는 “트럼프 캠프는 선거일 이후 개표돼 합산된 우편투표는 선거 사기의 증거라는 입장”이라며 “참모들은 펜실베이니아의 최종 개표 결과가 바이든 승리로 마무리될 경우 ‘민주당이 선거를 훔쳤다’고 근거 없이 주장하는 전략을 수 주간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미국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패배 시 불복을 시사해왔다는 점에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소요사태 발생을 우려하기도 한다. 펜실베이니아는 오는 6일 도착한 투표용지까지 유효 투표로 인정해 개표 완료까지 수 일이 걸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찍 승리를 선언한 상태에서 최종 결과 발표가 지연될수록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팀 머토 트럼프 재선캠프 대변인은 이런 시나리오에 대해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관한 의구심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손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 이후 민주당의 그 어떤 도둑질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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