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와 수출 실적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4분기 `V자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유럽 등 주요국의 2차 봉쇄령이 잇따르는 상황이 만만찮은 장애물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오르며 3개월 만에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 역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수출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도 경기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9% 성장한 것도 수출 때문에 가능했다. 앞서 수출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1분기와 2분기 우리 경제는 각각 1.3%, 3.2% 역성장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발표된 지표들에 대해 "모두 한 방향으로 경기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며 "4분기 전망을 비교적 밝게 하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3분기 플러스 성장과 각종 경제 지표 반등으로 4분기에는 본격적인 V자 회복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우선 해외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출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지가 가장 큰 변수다.
10월 들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3국은 모두 2주에서 한 달간 일정으로 이동금지 등 봉쇄조치를 내렸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2차 봉쇄에 버금가는 방역 대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의 봉쇄조치는 우리 수출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수출 개선으로 3분기 경기 반등을 이뤄냈는데, 수출이 다시 부진해진다면 4분기 경기 회복 기대감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등 국내 코로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정부는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지난 8월 중단했던 소비 쿠폰 등을 다시 발행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겨울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내수 경기가 크게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주요 지표가 개선된 것은 분명하나,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에 이를 완전한 회복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코로나 재확산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해 4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을 낙관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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