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맞고 코로나19 격리까지 겪어
중대본 사령탑으로 오후 2시 브리핑 진행
안정감있고 정제된 브리핑으로 호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다가 주민들에게 물병을 맞기도,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를 겪기도 했던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이 복지부를 떠난다. 청와대는 1일 김 차관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으로 내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차관에 임명된 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공포와의 전쟁이었다"... 주민들에게 옷 찢기기도
신임 김 처장은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부터 코로나 대응 선두에 섰다. 시작부터 험난했다. 미지의 감염병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컸던 1월,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의 격리 지역으로 확정된 충북 진천군 주민들의 저항이 심했다. 그달 29일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진천에 갔던 김 처장은 흥분한 주민들이 던진 물병을 맞고, 달려든 주민들에게 웃옷이 찢겼다.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처장은 “우리가 싸우는 건 바이러스이나, 초반에는 모르는 감염병이라는 공포와의 전쟁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병원장들과 간담회 열었다 자가격리
지난 3월 말에는 2주 정도 자가격리를 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김 처장이 병원장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했는데 이 회의에 참석했던 이영상 분당제생병원 원장이 간담회 후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격리를 끝내고 돌아와 “실제 (자가격리를) 경험해보니 여러 불편함도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웃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서로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완벽한 방역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경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분한 브리핑 호평... "아들 늙어가는 것 같다" 어머니 말에 염색
매일 오후 2시에 열리던 중대본 브리핑에서 코로나 현황을 차분하게 전달하던 진행자도 그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사령탑인 1총괄조정관을 맡았던 김 처장은 안정감있고 정제된 브리핑으로 호평받았고, 국민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에는 염색이 화제가 됐다. 2월 브리핑 초기만해도 검정색이었던 머리가 뿌리 부분부터 희끗희끗해지다 하얗게 셌다. 그는 5월 6일 새까맣게 염색한 머리로 카메라 앞에 섰다. 김 처장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에게 “어머니께서 ‘얼굴을 직접 못 보더라도 화면에 제발 염색하고 나와라. 아들이 늙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어제 시간을 내서 변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터지고부터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머리가 흰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속상해하시는데, 제가 효자는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1차관에 양성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
강원도 철원 출신인 신임 김 처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연세대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복지부에서 보건산업정책국장을 시작으로 사회서비스정책관, 연금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새 복지부 1차관에는 양성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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