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대박’을 터트렸지만, 내년 사업 계획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ㆍ중 갈등 확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로, LG전자는 ‘고급화’로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의 터널을 뚫고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8% 증가한 12조3,533억원을, LG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늘어난 9,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pent-up) 효과’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지금의 분위기를 4분기, 나아가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 업계에선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감지된다. 특히 일부 국가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심상치 않으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서버 메모리 수요 약세 지속과 세트 사업 경쟁 심화 등으로 전체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불확실성을 타개하면서, 미래 먹거리까지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올해 시설투자에 약 35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반도체는 28조9,000억원, 디스플레이는 4조3,000억원 수준이다.
공격적인 투자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기업설명회)에서 “내년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이라며 “부품 사업은 차세대 공정 전환과 적기 투자 등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전자 또한 내년도 시장 불확실성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전통적으로 4분기에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효율적인 사업운영으로 잠재적 리스크를 최대한 극복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물경제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몇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구적인 실업의 증가로 내년에도 여전히 수요 개선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TV시장의 경우 연말 성수기에 따른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나노셀 TV, 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온라인 판매 확대와 효율적인 자원 운영으로 전년 동기 수준 이상의 수익성 달성을 노린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 매출이 전체 가전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내년 가전 시장이 정체되겠지만 프리미엄화로 올해 이어온 7~9%가량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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