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11월이 대목…유인효과 중요"
연초부터 1년 가까이 할인행사 준비
가격 신뢰도·채널 경쟁력 보여줘야
가격 감시 시스템·유명 브랜드 협업 등 강조
매년 초 온라인 쇼핑몰 직원들은 '설계'에 들어간다. 11월로 자리 잡은 유통가 성수기에 진행할 대규모 할인행사의 밑그림 구상을 위해서다. 수개월간 참여 브랜드를 선정하고 올해 소비자들의 수요 예측에 이어 판매할 상품군에서부터 할인 폭 협상까지 꼼꼼한 준비에 착수한다. 이렇게 1년 가까이 깐깐한 과정을 거친 각 업체의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1일부터 시작됐다. 올해 행사에선 할인 규모가 크다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가격 감시 시스템과 해외 직구족에 특화된 기획전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이 주목 받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11번가와 티몬, G9, 위메프 등이 일제히 할인 행사를 개시했다. 수십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응모형 이벤트, 검증된 유명 제조사 제품 특가 판매, 무료 배송 등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11월 넷째주에 시작되던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앞당겨진 데다, 초읽기에 들어간 중국 광군제(11월11일) 시점에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 될 것이란 부분까지 고려된 행보다.
가격 거품 감시하는 기술도
1~11일 연중 최대 쇼핑행사 '2020 십일절 페스티벌'에 들어간 11번가는 올해 총 500억원 규모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전 상품 라인업이 강세인 11번가의 이번 행사에 동참한 업체는 총 1만여 곳에 달한다. 올해 매월 11일 오전 11시마다 진행한 할인판매 행사 '타임딜' 완판 이력으로 구매력이 검증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규모와 실질적인 혜택 사이를 100% 비례 관계로 단정할 순 없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사업 구조상 판매가격 결정권은 입점사가 쥐고 있기 때문에 간혹 판매가를 고의적으로 높게 설정하고 할인을 적용해 마치 할인 폭이 큰 것처럼 소개하는 눈속임도 있어서다. 11번가가 가격 변동사항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다. 판매자가 최근 판매 3주간 내걸었던 평균 가격보다 판매가를 높이면 시스템에서 즉각 감지한다. 이후 해당 판매자를 담당하는 MD(상품기획자)에게 알림이 가고 MD의 권고에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십일절 코너에서 배제되고 우선 노출에서도 제외된다.
유명 브랜드 참여도도 경쟁력
검증된 유명 브랜드가 자사 행사에 참여한다는 부분도 채널 신뢰도와 경쟁력을 어필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다. 11번가의 경우 삼성, LG, 다이슨 등과 협약을 맺고 단독으로 특가 판매를 진행한다. 위메프는 1~3일 한샘, 유한킴벌리, 아모레퍼시픽, 매일유업 등 리빙과 뷰티, 식품 등에서 10개의 브랜드 선정과 함께 인기 품목을 특가로 판매하는 '브랜드관'도 운영한다.
11월 해외 직구 수요가 높다는 점을 겨냥한 마케팅도 눈에 띈다. 이베이코리아의 G9은 G마켓, 옥션과 함께 1~12일 진행하는 '빅스마일데이' 기간 '해외 직구 프리 블랙프라이데이 특가'를 할인 행사의 주제로 선정해 '직구TV' '직구커피' 를 포함한 가전, 커피머신, 인테리어 용품, 식품 등 인기 직구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이 외에도 티몬과 11번가에선 고가의 인기 게임기, 명품백 등을 100원에 판매하는 응모 이벤트를 진행하고 G9, 티몬 등은 적립과 캐시백 혜택도 늘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은 미국, 중국 행사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연중 최대 쇼핑행사가 열리는 시기로 자리 잡았고 이 기간을 기다리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작년보다 더 높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업체들 모두 공들여 치밀하게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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