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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운항’ 낚싯배, 교각 들이받아… 3명 사망ㆍ19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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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운항’ 낚싯배, 교각 들이받아… 3명 사망ㆍ19명 부상

입력
2020.10.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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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5시 40분쯤 충남 서해상에서 낚싯배가 들이받은 원산안면대교 교각.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5시 40분쯤 충남 서해상에서 낚싯배가 들이받은 원산안면대교 교각.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합뉴스


어두운 새벽 바다를 운항하던 낚싯배가 교량 교각을 들이받아 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아침 일찍 출항했다 시야 확보가 안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오전 5시 40분쯤 충남 태안군 안면도와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 아래를 지나던 9.77t급 어선 ‘푸른바다3호’가 1번 교각(영목항 기준)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낚시객 등 22명 가운데 A(62)씨 등 40∼60대 3명이 숨졌다. 30대 1명도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로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또 다른 승선자 B(46)씨 등 3명은 중상, 선장 C(42)씨 등 15명은 경상으로 각각 서산의료원과 예산종합병원 등 인근 병원 10곳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상자들은 각각 가족이나 지인 관계로, 대부분 외지인이라고 해경은 전했다. 주말 광어 등 낚시를 위해 온라인을 통해 승선 예약한 뒤 전국 각지에서 대체로 2∼5명씩 짝을 이뤄 보령에 왔다. 홀로 온 사람도 있다.

구조될 당시 승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사고 어선은 이날 오전 4시 50분쯤 보령 오천항을 출항해 녹도 용섬으로 가던 중이었다.

선장 C씨는 최초 조사에서 “15노트(시속 약 27㎞) 정도 속도로 운항했다”고 진술했으나 선내 시스템상 18노트(시속 약 33㎞)까지 찍힌 것으로 해경은 확인했다.

한 승선원은 “갑자기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배가 크게 흔들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경 “일출 전 출항 시속 27∼33㎞ 운항… 정원초과ㆍ음주운항 아냐”

푸른바다3호 정원은 22명으로, 초과 승선은 아니었다. 선장 음주 측정에서도 이상은 없었다. 출항 당시 파도 높이는 1m 정도였고 안개도 짙지 않아 항해 조건 역시 양호한 편이었다.

다만, 출항 시간과 사고 시간대는 동트기 전이어서 주변이 어두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어둠 속에서 선장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가다 교각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기가 잘 잡히는 명당, 이른바 포인트 선점을 위해 다소 속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에서는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경쟁적으로 일찍 항구를 떠나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규정상 오전 4시 이후 출항해 오후 8시 전까지만 항구에 돌아오면 문제가 없다. 이날도 사고 선박이 항구를 떠날 당시 다른 낚싯배도 여러 척 어둠 속에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같은 대규모 사상사고를 줄이려면 낚시나 해양 레저를 위한 운항 시간을 일출 후∼일몰 전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을 전망이다.


선장 입건해 조사 예정… 피해자 가족들 해경 찾아 사고경위 설명 들어

사고대책반을 꾸린 보령해경은 ‘푸른바다3호’ 선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승선 낚시객 모두에 대해 보험 가입을 했다’는 선박 운영업체 측 입장에 대한 사실관계도 확인할 방침이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2시께 보령해경을 찾아 사고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경 출동 시간과 구조 작업 등 조치를 확인했다.

해경 관계자는 “위로의 말씀을 전한 뒤 사고 전반에 대해 상세히 전달했다”며 “(해경 구조 상황에 대해) 특별히 문제를 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원산도∼안면도 연결 해상교량(총연장 1.8㎞)인 원산안면대교는 착공 9년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완전 개통됐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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