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법원행정처장, 후보추천위원장 선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공수처법 시행 107일 만인 30일 첫 회의를 갖고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추천위는 다음달 9일까지 각 위원별로 최대 5명의 예비 후보 명단을 받은 뒤 다음달 13일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공수처 추천위가 법 시행 석달여만에 출범하며 초대 공수처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갔으나, 대통령에게 추천할 2명의 후보를 추릴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위촉식에서 “정치적 견해를 배제하고 법의 정신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분을 추천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추천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종철 연세대 교수, 박경준ㆍ이헌ㆍ임정혁 변호사 7인이다. 김종철 교수, 박경준 변호사는 여당 추천, 이헌ㆍ임정혁 변호사는 야당 추천 인사다. 나머지 3인은 당연직이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재연 처장은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위원회가 생산적이고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천위원 대부분이 정치적 중립 및 공정성을 고려해 조재연 처장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추천위는 아울러 각 위원별로 5명 이내 범위에서 공수처장 후보를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제시하도록 했다. 기한은 다음달 9일 오후 6시까지다. 최대 35명의 후보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셈이다. 이들에 대한 확인과 심의는 다음달 1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릴 2차 회의에서 진행된다. 일부 위원이 대법관 추천위 등 사례를 참고한 국민공모 형식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규정상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는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으나 두번째 회의는 추천위원들간 격론이 예상된다. 야당 측 위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가진 후보 추천”을 강조하고 있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수처법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던 이헌 변호사는 “친정부 인사가 아닌 분이 공수처장으로 임명되고,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 위헌성 시비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 의결에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이 필요해 야당 몫 위원들이 반대할 경우 후보 추천 과정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천위가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의결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측 위원들의 반대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지연되면 공수처법 개정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박경준 변호사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시점을 묻는 질문에 “다음주 회의까지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수처장 주요 후보로 이광범 변호사,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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