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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물결에 새겨본 부모님 얼굴

입력
2020.11.02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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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넘실대는 억새를 보고 있으면 백발이 되신 부모님 얼굴이 생각난다.

바람에 넘실대는 억새를 보고 있으면 백발이 되신 부모님 얼굴이 생각난다.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은빛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은빛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은빛 물결를 이루고 있는 억새

은빛 물결를 이루고 있는 억새


늦은 가을 들판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황량하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얼마 남지 않은 잎새마저 땅으로 떨어진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가 자리를 지킨다. 그렇다고 바람이 모든 것을 데리고 간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무 주위에는 은빛 찬란한 억새들이 가을을 만끽하며 넘실대고 있다.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도, 홍수에 물이 넘쳐 밀려오는 세찬 물결에도 유연한 몸짓으로 자리를 지킨다. 이런 억새를 보고 있으면 세월의 온갖 풍파를 다 견디고 백발이 된 부모님의 얼굴이 생각난다. 어느새 백발이 되어버리신 부모님의 주름진 얼굴에도 이제는 편안한 웃음만 남기를 기원해본다.


물에 비친 억새가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물에 비친 억새가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이 은빛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이 은빛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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