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의 리더였던 류세라가 “걸그룹 후배들이 언제든 속마음을 털어놓고 기대어 울 수도 있는 언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 활동으로 받는 상처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 ‘미쓰백’에 출연해 공황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가 후배들에게 ‘언니돌’을 자처한 건 현재의 아이돌 양성 시스템이 얼마나 혹독한지를 잘 알아서다. 그는 “데뷔하는 아이돌은 많은데 결과를 책임져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너무나 많은 후배들이 잊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거기다 걸그룹들은 원하지 않는 ‘섹시 컨셉트’까지 감수하기도 해야 한다.
그는 “나인뮤지스도 길다란 ‘기럭지’에 하의 실종 팬츠와 망사 스타킹, 가터벨트 같은 걸 입고 무대에 서야 했다”며 “그런 이미지 안에 나를 국한시켜야 하는 게 무척 괴롭고 슬펐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는 2014년 소속사와 재계약이 불발돼 팀을 탈퇴했다. 그는 “짜인 틀에 내 몸을 맞추기만 하면 되는 게 아이돌 생활이었다”며 “차라리 생각을 멈추고 몸만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게 오래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고를 마비시키는 아이돌 양성 시스템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10월 초부터 ‘미쓰백’에 출연하는 그는 “걸그룹 활동을 할 때는 누구도 묻지 않았던 질문을 받아 신기하다”고 하기도 했다. “어떤 컨셉트로 무대를 꾸미고 싶은지, 어떤 분위기의 의상을 입고 싶은지 제작진에게 의견을 내면서 무대를 만들어 갈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다.
그는 “무대는 내게 숨구멍 같은 존재고, 그 무대에 서있을 때 ‘나 아직 여기 있고 살아있어’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6년 만에 방송 무대에 서는 설렘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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