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이사회가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종 선임 여부는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KB금융 이사회는 28일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전문가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사회는 “당사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후보군 구성, 평가, 압축, 평판조회, 최종 선정 단계로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진행된다”며 “KB의 모범적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추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SG 강화’라는 주주 제안 명분에 대해서도 “이미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지배구조 전문가 등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식견을 겸비한 이사 전원으로 ESG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전문가를 추가 충원하기보다는 현 이사들의 활동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이사회가 우리사주조합의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이사회는 조합이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2018년에도 “현행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및 검증 제도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사회가 직접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에 당시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조합이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2017년에는 이사회가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KB금융 지분 약 70%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하 대표의 정치 경력이나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지 불명확하다”며 반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시도는 모두 주총에서 부결됐다.
지난해에는 조합이 사외이사 후보로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 상충 문제로 주총 직전 자진 철회했다.
이날 이사회가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결국 이들의 최종 선임 여부는 다음 달 20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정 날 예정이다. 양측은 표 대결에 앞서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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