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주최 검찰 민주적 통제 좌담회
극한의 대립 상황으로 치달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날선 관계 탓에 검찰 개혁과 검찰의 민주적 통제라는 본래 가치의 필요성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싸움이 법무·검찰 개혁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검찰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모색하는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는 평소 검찰 개혁에 대해 꾸준한 목소리를 내온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석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양상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한 교수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 두 사람의 싸움만 있었다"며 "검찰개혁의 본질보다 하급기관이니 내 지시를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이야기만 나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검찰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개혁 이후 검찰의 모습에 대한 청사진은 제시된 적 없다"며 "방향성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검찰개혁과 독립성을 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관의 수사 지휘권 논란에 대해선, 대립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관점에서 실질적 검토와 비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한 교수는 "수사지휘권은 일반적 지휘권이 아니라 검찰 독립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예외적이고 최소 한도로 구현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수사가 감찰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 감찰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내부적 협의나 의견수렴을 했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며 "단순한 사건과 갈등으로 총장 개인을 공격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내린 감찰 지시라면 법치주의 실현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갈등만 강조되는 것이 법무·검찰개혁에 하등 이로울 게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교수는 "추 장관 입장에서는 지휘지만, 사실상 지휘 실패"라며 "안에서 싸울 일을 밖에 나와 동네 형들 불러놓고 소리지르고 인정 받으면 뭐하냐"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본인 말이 맞더라도 세련된 방식으로 했어야 한다"며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권위적으로 찍어 누르는 형태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총수를 특별하게 취급해 온 관행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조 교수는 "현 사법제도에서는 검사장만 둬도 충분하다"며 "(검찰총장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정치권력이 검찰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해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검찰 조직 구조 개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앞서 윤 총장은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겨낭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추 장관도 26일 종합 국감에서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상급자인가"라는 질문에 "맞다"고 답하고, 윤 총장을 라임자산운용 로비의혹 수사 지휘라인에서 배제한 것은 "적법한 수사 지휘"였다며 맞불을 놓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