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냉장상태로 항공수송 필요
노르웨이 공급사 많아 수송 시스템 구축
롯데마트에선 타즈매니아산 연어도
"산지 다변화로 고객 선택권 넓히겠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다. 식당이든 마트에서든 생연어라면 어김없이 원산지가 노르웨이라고 적힌 걸 흔히 볼 수 있다. 노르웨이산 연어가 많은 이유는 노르웨이 내 생산량이 풍부한 데다, 관리 업체가 많아 냉장상태로 한국까지 들여오는 항공수송 공급과정이 빨리 자리 잡았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국내산도 있지만 품종이 달라 노르웨이 연어가 더 맛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앞으로는 롯데마트에서 호주산 '타즈매니아' 연어가 매대를 함께 차지하게 된다. 기존 노르웨이산도 공급과정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산지를 한 곳에 의존하면 자연재해 등 예기치 않은 위기에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 까다로운 수송 시스템을 추가며 롯데마트가 연어 산지 다변화에 나선 배경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29일부터 대형마트 최초로 타즈매니아 연어를 판매한다고 28일 밝혔다. 타즈매니아는 호주 정부가 환경오염을 야기할 만한 산업의 진입을 제한하면서 관리하는 청정지역이다.
연어 수송 과정은 신선도 유지가 핵심이다. 유통 전 과정이 100% 냉장상태로 관리돼야 한다. 롯데마트와 계약한 타즈매니아 업체는 현지에서 연어를 잡아 바로 적정온도가 유지되는 아이스박스에 넣은 뒤 비행기에 싣는다. 비행기가 한국에 도착하면 바로 진공포장을 해 외부 공기와 차단시킨다. 항공수송은 48시간 이내로 끝나게 돼 있다. 타즈매니아 출발부터 롯데마트 매대에 도착하기까지 2, 3일 안에 마치도록 시스템이 마련됐다.
철저한 규칙이 적용될 수 있었던 건 수직계열화된 유통구조 덕분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어는 내륙 양식장과 바다 양식장을 오가면서 자라고 수확, 포장 등 과정이 필요해 각기 다른 업체가 관리하기도 한다"며 "우리와 계약한 타즈매니아 업체는 한 곳에서 모두 총괄하기 때문에 48시간 원칙을 도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추가 채널을 뚫지 않는 다른 마트들과 달리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타지매니아 연어를 선보이기로 한 이유는 유통 공급망에서 산지 다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연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공급처 의존도를 분산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긴 장마로 농가 피해가 전국에 걸쳐 발생했을 때도 산지 다변화를 갖추지 못한 주요 식자재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물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연어는 지난 10년 동안 명태와 새우 다음으로 수입량이 많았다. 2012년 이후 7년간 연어 수입액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해 왔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집계에서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량은 2015년 1만3,278톤에서 지난해 2만7,634톤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롯데마트 연어 매출도 전년 대비 44.2% 신장했다.
롯데마트로선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는 연어의 제2 산지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춘 셈이다. 소비자들은 노르웨이산과 비슷한 가격대와 맛에 추가 선택권이 생겼다. 타즈매니아 연어는 노르웨이 연어와 같은 품종인 대서양 언어(아틀란틱) 품종으로, 일반적인 연어 양식 밀도의 40% 수준을 유지하면서 관리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는 게 롯데마트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 롯데마트는 타즈매니아 연어를 월 100톤씩 공급받기로 했다. 내달 4일까지는 250g짜리 한 팩을 1만1,800원에 판매하며, 두 팩 이상 사면 한 팩당 8,800원에 판매한다.
양승욱 롯데마트 수산MD(상품기획자)는 "타즈매니아 연어는 고소한 맛에 살의 탄력도 좋아 쫄깃한 식감이 우수하다"며 "국내 대표 인기 수산물인 연어의 산지를 다변화해 청정지역에서 건강하게 자란 연어를 고객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살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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