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막을 올린 KB국민은행 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볼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한시적으로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꾸리기로 했다.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외국인 선수가 빠지면서 이번 시즌은 국내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연스럽게 각 구단의 시선은 한 팀, 한 선수로 향했다.
청주 KB스타즈의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2ㆍ196㎝)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가 뛰는 가운데서도 리바운드 3위(11개)에 오를 정도로 골밑 장악 능력을 자랑한 박지수는 9월 말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비시즌에 오랜만에 다 같이 연습해서 재밌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선수가 없어서) 골밑에서 분명히 장점이 있을 것 같고 제가 얼마나 똑똑하게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팀 승패가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WKBL이 선수들과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시즌 기대되는 선수' 부문에서도 박지수는 40% 이상의 응답률로 여유 있는 1위를 차지했다.
예상대로 외국인 선수 없는 코트는 '박지수 천하'였다. 6개 팀이 1경기 차 접전 속에 1라운드가 마무리된 가운데 2라운드 이후 KB스타즈가 치고 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지수는 28일 현재 평균 득점(27.8점) 리바운드(15.8개) 블록슛(3.4개) 1위를 달리고 있다. 스스로도 자신의 위력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삼성생명전을 마친 뒤 "(강)아정 언니가 두 명이 붙어도 너를 막을 사람이 없다고 그냥 달고 뜨라고 한 말이 큰 힘이 됐다"며 "시즌 전엔 집중 마크를 당할 게 부담이 됐는데 해보니까 '나를 막기가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장점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의 집중 마크가 들어오면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어시스트 4.2개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다만 박지수 일변도의 농구가 무조건 승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외국인급' 선수를 보유하고도 1라운드 3승 2패에 그친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에이스에서 파생되는 공격이 중요하다"며 "훈련을 통해 다른 선수가 박지수를 도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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