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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동물, 경계 허물자" 카라 '동물영화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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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동물, 경계 허물자" 카라 '동물영화제' 열린다

입력
2020.10.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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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 개막작 제외 온라인으로 상영
인류세·팬데믹 등 다룬 11개국 21편 영화 선봬

영화 캣닙네이션. 카라 제공

영화 캣닙네이션. 카라 제공


올 상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강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재발생하고 조류독감(AI)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동물 영화제가 열린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오는 29일부터 11월4일까지 일주일간 제3회 '카라동물영화제'를 개최한다.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개막작을 제외한 11개국 21편 영화를 온라인으로 상영하는 '언택트' 방식으로 열린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우리는 (인간) 동물이다'다. 카라는 "그동안 인간이 동물을 규정해왔던 방식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의미로, 인간을 동물과 구분 짓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관계 형성을 모색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영화 '조커'의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애니멀 피플. 카라 제공

영화 '조커'의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애니멀 피플. 카라 제공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아시아 처음으로 공개되는 개막작인 '애니멀 피플'이다. 이 작품은 영화제를 통틀어 유일하게 오프라인으로 상영된다. 세계 최대의 동물실험 대행회사를 막기 위해 나선 동물권 운동가들의 15년간의 활동을 담은 영화로, 배우이자 열렬한 동물권 운동가인 호아킨 피닉스가 제작에 참여했다. 피닉스는 올해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영화 '조커') 수상 소감으로 소를 착취하는 낙농업 시스템을 저격하며 "우유를 그만 마시자"고 말했다. 이틀 후엔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도축장에서 소를 구출하며 "친절·연민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 '피폭소와 살다'의 한 장면. 카라 제공

영화 '피폭소와 살다'의 한 장면. 카라 제공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방사능에 노출된 후쿠시마의 소를 다룬 다큐멘터리 '피폭소와 살다'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영화 속 주인공은 모두가 높은 방사능 수치를 피해 떠난 곳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소들을 돌본다. 일본 정부는 경제적 가치가 사라진 소를 살처분하라고 명령하지만 일부 농가들은 살처분을 거부하고 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주고자 한다. 카라는 "후쿠시마 농가의 고민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AI, 돼지열병, 구제역 등으로 매년 늘고 있는 국내 가축 살처분 규모를 알고 있다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영작들은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 상영된다. 첫번째 섹션 '동물, 쟁점: 인류세, 인간중심 사유를 해체하기'에서는 전지구적 위기에 대한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6편을 선보인다. 바이러스, 기후위기 등 생태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 인간의 책임을 묻는 작품들이다.

두번째 섹션 '동물, 신작: 인간동물, 동물임을 깨닫기'에서는 국내 동물운동의 첨예한 갈등의 중심인 개식용을 다룬 임진평 감독의 '고기가 되지 않을 자유'가 세계 처음으로 공개된다. 길고양이에게 물 한 그릇을 주었다는 이유로 징역형이 선고된 뉴욕의 이야기를 담은 '캣닙네이션'도 상영된다. 마지막으로 '동물, 단편: Short! Strong! Animals!'에서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신선하게 표현한 국내외 단편 10개 작품이 소개된다.

카라 동물영화제 포스터. 카라 제공

카라 동물영화제 포스터. 카라 제공


부대행사로 온라인 포럼이 두 차례 개최된다. 첫번째 포럼은 '인류세 인간중심 사유를 해체하기'라는 주제로 30일 저녁 7시에 열린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 등이 인간과 동물이 맺고 있는 관계를 되돌아보고, 사고의 틀을 전환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두번째 포럼 '동물은 소품이 아니다: 동물 in 미디어'에서는 영화, 방송, 유튜브 등에 출연하는 동물의 복지를 다룬다. 카라가 제작한 미디어 촬영 현장 동물권 지침서 '인간과 동물 모두 안전한 가이드라인'을 영화인과 전문가들이 함께 검토한다.

임순례 대표는 "생명을 존중하는 공존의 길이 통제불능의 바이러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며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펼쳐지는 올해 영화제는 오히려 온라인 상영으로 더 많은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고기로 태어나서'. 카라 제공

영화 '고기로 태어나서'. 카라 제공


티켓 가격은 단편묶음 3,000원, 장편 5,000원이다. 상영작 전체는 온라인 상영관 퍼플레이(screen.purplay.co.kr/kaff2020)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카라동물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카라 공식 홈페이지(www.ekara.org) 또는 카라동물영화제 인스타그램(@kara_kaff)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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