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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 靑 답변에 답한 조은산 "文 대통령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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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 靑 답변에 답한 조은산 "文 대통령 안 보여"

입력
2020.10.27 18:03
수정
2020.10.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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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서 "스스로 태양이 돼 군림하면 안 된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긍정 평가하기도

연합뉴스ㆍ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한미애 기자

연합뉴스ㆍ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한미애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른바 '시무 7조' 청원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진인 조은산(필명)씨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스스로 태양이 돼 군림하면 안 된다"며 다시금 목소리를 냈다.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님께 바치는 무영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청와대가 23일 시무7조 청원에 대해 "고견에 감사하다. 다시 한 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고 답변한 이후 처음 올린 글로, 청와대 답변에 대한 답글로 추정된다.

조씨는 "말 못한 아픔들이 40만의 바람이 돼 시화문을 타고 여민관을 스쳐 지났다"며 "좌우를 두고 정처 없던 그들은 여민관을 지나 갈래길에 가만히 닿았고 녹지원의 반송 아래, 낙엽이 돼 내려앉았다"고 글을 시작했다. 43만명이 동의한 시무 7조 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답변을 한 사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통령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씨는 "하나의 권리가 다른 하나의 권리를 막아서면 안 된다"며 "한쪽에 모든 힘을 가하면 양쪽이 모두 무너진다. 권리와 권리가 만나 춤을 추듯 어우러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본디 그렇다"며 "그래서 위대한 지도자는 첨예한 대립의 칼날 위에 홀로 춤을 추듯, 위태롭게 아름다울 수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업과 노조,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대인과 임차인,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계층과 계층은 각자 외로우나 결국 한 몸과 같으니 똑같이 헤아리고, 한쪽을 해하려거든 차라리 함께 멸해 그 흔적마저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입 정시는 확대, 공무원 채용 과정 살펴달라" 요청도

조은산씨가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의 일부. 블로그 캡처

조은산씨가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의 일부. 블로그 캡처

또 "국민은 각자 다르니 한곳에 몰아넣으면 안 된다"며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것이 진정한 통합이다. 다르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고, 밟아 없앨 것도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조씨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보편적, 선별적 복지를 아우르는 차등적 복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모두가 고통받는 시대가 도래했으니 모두가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 정도를 점차 다르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국제공항 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와 대학 입시 등에서 불거진 공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청년들에게 노력한 대로 보상받는 세상을 펼쳐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잘못된 평등이 순수한 공정을 해하지 않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하고, 정시 비중을 더욱 확대해 권력과 재력이 아닌, 실력 위주의 대입제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공기업과 공무원의 채용 과정을 다시 살펴 피땀 흘려 노력한 청년들이 역차별 앞에 짓밟혀 울지 않게 해달라"며 "늦은 밤, 전등의 스위치를 가까스로 내리고 찾아온 적막과 어둠 안에 그들의 미소만이라도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조씨는 문 대통령을 향해 "스스로 태양이 돼 군림하면 안 된다. 국민이 별이니 밤하늘이 돼 이들을 밝혀 달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은) 어디에 계시냐. 인(人)의 장막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글을 맺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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