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명단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 추천위원들의 성향을 문제 삼아 연일 견제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왜 다른 당이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공수처 출범을 위한 수순에 한 단계 더 진입했지만, 여야간 기싸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 임정혁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출신 이헌 변호사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대표는 이날 “최근 민주당이 라임ㆍ옵티머스 관련 정권 비리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정권 보위를 위한 공수처를 만들기 위해 밀어붙이는 상황”이라면서 “국회를 더 이상 정쟁의 장으로 내몰 수 없어서 국민의힘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추천위원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공수처 위헌 소지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을 먼저 보자며 추천위원 선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174석의 민주당이 야당을 배제하고 공수처장 추천 위원을 선출하겠다고 압박을 이어가자, 일단 추천위원 추천 수순까지는 보조를 맞춘 것이다.
하지만 추천위원 선정이 또 다른 공수처 대전의 시작이라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은 과거 공수처 위헌 입장을 밝힌 이헌 변호사의 성향 등을 문제삼으며, 국민의힘이 '지연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연일 경계하고 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고 방해하며 무한 도돌이표를 작동한다면 국민을 완전히 우롱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준비해놨다가 바로 법개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잇따른 견제구에 국민의힘도 발끈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지금 여당에서 우리당에 자꾸 협박적 얘기를 하는 건 자기네들 마음에 드는 공수처장 하나 만들어서 또 한번의 쓸데 없는 계획을 이행해보자는 뜻 아니고는 할 수 없는 행위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도 "우리 당이 추천한 분들이 공수처장을 잘 추천할 분이라 생각한다"며 "왜 다른 당이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