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두가 모르고 있던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면 위로 올라온 진실은 꽤나 여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고, 대대적인 상황 전환이 아니고서는 이러한 분위기는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다들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럴까? 해당 사항의 ‘이해 관계자’라 할 수 있는 렉서스 코리아는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그저 묵묵히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렉서스 코리아는 브랜드의 내실을 다지면서 올해 프리미엄 SUV 시장의 성장, 그리고 SUV와 함께 하는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 활동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결과 기존의 ‘렉서스 RX’의 파생 모델이자 ‘3열 SUV’인 렉서스 RX L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렉서스 RX L,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갖고 있을까?
렉서스 RX L은 말 그대로 렉서스의 중량급 SUV, 렉서스 RX의 파생 모델이며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차량의 길이를 한껏 늘린 롱바디 사양이다. 실제 렉서스 RX L은 기존 RX 대비 110mm가 늘어난 5,000mm의 전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95mm와 1,720mm으로 기존의 RX와 큰 차이가 없으며, 휠베이스 역시 2,790mm으로 ‘전장의 변화’가 무색하게 기존의 RX와 완전히 동일하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쌍용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와의 관계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덧붙여 RX L은 국내 시장에서 RX 450hL 사양만 판매 되며 공차중량은 2,260kg이다.
디자인을 통해 밸런스를 유지한 렉서스 RX L
전장과 휠 베이스가 모두 늘어나거나, 혹은 전장만 들어나는 변화를 겪게 되면 시각적인 부분, 특히 차량의 밸런스에 있어서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진다. 실제 비슷한 예를 우리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렉서스 RX L은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렉서스 RX 고유의 날렵하면서도 대담한, 그리고 세련된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늘어난 전장으로 인해 차량의 디자인이 제시하는 긴장감이나 역동성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려한 디테일을 가득 채운 스핀들 그릴은 물론이고 깔끔하고 날렵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헤드라이트가 제시하는 전면 디자인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와 함께 바디킷 하단에 더해진 라이팅 역시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덧붙여 길쭉하고 넉넉한 보닛 위에는 세련된 곡선의 연출을 더해 더욱 유려한 SUV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끝으로 스핀들 그릴 중앙의 렉서스 엠블럼은 ‘푸른색’을 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가치를 보다 명확히 제시한다.
렉서스 RX L의 측면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기존의 RX가 제시하던 유려함과 세련된 이미지는 ‘전장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루팅 루프 스타일로 다듬은 D 필러의 변화가 무척 자연스럽기 때문에 ‘늘어난 전장’이 전혀 위화감 없으며, 멀티-스포크 알로이 휠 역시 렉서스의 존재감을 잘 보여준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평이한 모습이다. 강렬한 스타일의 전면이나 측면의 세련미에 비하면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렉서스가 보여주는 디자인의 전형을 보여주기 때문에 큰 단점은 아니라 생각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머플러 팁을 숨기고, 깔끔한 스타일의 바디킷을 더한 부분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일 것이다.
렉서스 본연에 집중한 공간
사실 차량의 체격과 외형에 소소한 변화를 겪었을 뿐, 실내 공간에는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렉서스 RX L는 무척 익숙하고, 또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특유의 색상이 가득 채워진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독특힌 디테일을 통해 ‘오퍼레이션 존’과 조수석에서 바라보는 ‘디스플레이 존’으로 명확히 구분한 렉서스 특유의 공간 구간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구성은 여유는 물론 각 기능의 효과적인 배치를 통해 ‘만족감’을 높인다.
아날로그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 패널이 조합된 계기판이나 렉서스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 그리고 깔끔한 한글화가 적용된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해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제시한다. 덧붙여 리모트 컨트롤 패널은 적응만 된다면 높은 사용감을 누리게 된다.
다만 렉서스 RX라는 존재 자체가 데뷔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상태인 만큼 ‘최신의 기능’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대신 아날로그 타입의 시계, 그리고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 어우러지며 탑승자의 만족감을 최대한 끌어 올려 ‘프리미엄 SUV’의 정체성을 각인시킨다.
렉서스 RX 자체가 워낙 체격이 큰 차량인 만큼 RX의 확장 모델, RX L 역시 충분한 공간과 여유를 제시한다. 휠베이스는 다소 짧지만 넉넉한 크기의 시트와 함께 여유로운 레그룸, 헤드룸을 누리게 된다. 특히 시트의 디테일도 상당히 뛰어나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이라는 것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RX 450hL의 2열 공간에 적용된 프리미엄 캡틴 시트는 기존시트 대비 더욱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2열 시트의 슬라이딩 기능 및 플로어 중앙 쪽으로 향해 배치된 컵홀더 등을 마련해 편의성을 더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대신 RX 450hL에 새롭게 적용된 3열 공간은 ‘존재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열 시트를 조절하지 않으면 3열에 앉는 것 자체가 어렵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대신 이를 통해 상황에 따라 더 많은 탑승자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3열을 위한 별도의 공조 컨트롤 패널이 마련된 점은 긍정적이다.
3열 시트가 더해졌다고는 하지만 차량의 길이가 늘어난 만큼 적재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열어보면 깔끔하게, 그리고 생각보다 넓게 마련된 적재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 제원 상 591L로 기존 RX 대비 넓은 모습이며 손쉽게 시트를 접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덧붙여 모든 시트를 접으면 1,656L의 공간이 마련된다.
렉서스의 경험이 담긴 하이브리드 시스템
국내에 판매 중인 렉서스 RX L은 RX의 하이브리드 사양인 ‘렉서스 RX 450h’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가 제시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심에는 V6 3.5L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262마력과 34.2kg.m의 토크를 내며 여러 전기 모터가 보다 효과적인 출력 전개 및 충전 등을 지원하여 ‘합리적인’ 313마력의 성능을 구현한다.
여기에 e-CVT 변속기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구현되는 AWD 시스템, ‘E-Four’가 더해지며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의 구현을 이뤄내며, 복합 기준 12.3km/L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2.7km/L와 11.9km/L로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확실히 제시한다.
안락하고, 편하게, 그리고 또 다양하게 즐기는 존재
렉서스 RX L의 시승을 앞두고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렉서스 RX L는 물론이고 렉서스 RX 자체가 이미 비교적 익숙한 차량인 만큼 실내 공간의 구성이나 디테일, 그리고 전체적인 감성 등에 있어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미국 시장을 고려한 여유는 국내 소비자들이 충분히 선호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과거의 렉서스는 사실 마치 강박증이 있는 것처럼 정숙성에 집중한 모습이라면 최근의 렉서스는 어느 정도 엔진의 존재감, 그리고 차량의 원초적인 질감과 소리를 실내 공간에 전하는 모습이다. 아마 전통적인 렉서스 팬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2,260kg에 이르는 몸무게를 보유한 RX L이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부담은 크지 않다. 실제 시스템 합산 313마력의 성능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제시한다. 특히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는 초반 발진에 큰 힘이 된다.
초반 발진을 전기 모터의 힘으로 시작했다면 이후의 움직임에서는 V6 3.5L 가솔린 엔진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살짝 탁한 질감은 있지만 매끄럽고 풍부한 출력 전개를 바탕으로 대다수의 운전자가 수긍하고, 또 만족할 수 있는 주행을 제시한다.
다만 고속 구간에서는 절대적으로 V6 엔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RPM을 충분히 활용할 때의 ‘감각적인 만족감’은 제법 준수한 만큼 하이브리드 차량이 심심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해 마련된 e-CVT는 어떤 주행 상황이든 고급스러운 SUV에게 걸맞은 부드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변속기에 대한 별도의 고민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게다가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수동 변속을 채용하지 않는 것과 달리 수동 변속은 물론 패들시프트 또한 더해져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렉서스 RX L의 움직임은 정말 미국적이다.
실제 주행 상황에서 렉서스 RX L가 제시한 주행 감성은 마치 ‘요트’를 떠올릴 정도로 여유롭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부드러웠던 차량이지만, 2020 RX는 더욱 부드러운 모습이다. 그리고 3열 SUV로 변한 RX L 역시 이러한 변화를 고스란히 계승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나 조향감은 누구라도 편하게 다룰 수 있고 또 체격에 비해 상당히 가겹게 느껴졌다. 게다가 체격이 커지고, 무게가 늘어난 것에 대응하여 서스펜션의 셋업을 더욱 부드럽게 조율하여 여유로운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내리막 구간이나 연이은 조향 상황에서는 차량의 무게가 느껴질 수 밖에 없고, 순간적으로 차량의 큰 체격과 무게가 느껴지며 위화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차량에 대한 적응이 부족한 상황에서나 발생할 일이라 생각되었다. 실제 차량에 대한 적응만 마친다면 그 어느 때의 렉서스처럼 편하고 쉽게, 그리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었다.
한편 차량이 가진 특성, 그리고 루프 패널 위에 올려진 루트 톱 텐트 덕분에 차박을 하게 되었는데 쾌적한 공간은 단순히 텐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실제 렉서스 RX L의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은 적재 공간에서도 느낄 수 있었으며, 프리미엄 SUV의 다양한 기능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덕분에 렉서스 RX L은 다양한 레저 및 캠핑 등에서 훌륭한 ‘베이스 캠프’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렉서스 RX L을 시승하며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다.
사실 기존의 RX 대비 체격이 커졌고, 또 루프 톱 텐트라는 ‘공기저항’의 발생 요소가 있는 만큼 그 결과가 좋지 못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총 51km의 자유로를 달리는 동안 RX L은 13.5km/L라는 우수한 기록을 제시하며, 프리미엄 SUV 및 대형 3열 SUV 시장에서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좋은점: 변화된 차체를 효과적으로 조율한 디자인과 주행 질감
아쉬운점: 브랜드 외부의 요인, 그리고 절대적으로 좁은 3열 공간
변화로 매력을 전하는 존재, RX 450hL
렉서스 RX L은 이미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RX의 파생 모델로 그 목적에 충실한 차량이다.
그리고 파생 과정에서 발생한 변화가 ‘이질감’ 혹은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 않고, 본연의 목적은 물론이고, 주행 및 차량 활용에 있어서도 성공적인 가치를 제시하는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차량이라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차량과 브랜드의 문제가 아닌, 외부의 문제라는 큰 장벽이 있으나 분명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것은 변치 않은 사실일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 렉서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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