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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님, 감사해요!" 잇단 과로사가 불러온 따뜻한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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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님, 감사해요!" 잇단 과로사가 불러온 따뜻한 유행

입력
2020.10.27 15:10
수정
2020.10.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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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의미 담아 문 앞에 간식·쪽지 놔두기도

40대 주부 A씨가 택배기사들을 위해 문 앞에 사탕을 놔두고 "항상 수고해줘서 감사하다"는 문구를 써붙였다. A씨 제공

40대 주부 A씨가 택배기사들을 위해 문 앞에 사탕을 놔두고 "항상 수고해줘서 감사하다"는 문구를 써붙였다. A씨 제공

"늘 감사합니다.", "이거 드시고 항상 힘내세요."

최근 택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택배 이용자들 사이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기거나 간식을 선물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늦어도괜찮아요', '#택배기사님감사합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도 늘어가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3월에도 등장했던 풍경이다. 당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택배 기사들을 위해 문 앞에 선물을 놔둔 사진이 SNS에 여러 개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그 여파로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까지 이어지면서 응원 릴레이가 다시 등장했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택배 주문 건수가 늘어나면서 몇 주째 택배 기사들을 위해 사탕을 문 앞에 내놓고 있다. 사탕과 함께 '항상 수고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문구도 써붙였다. 처음엔 어색했는지 그냥 지나쳤던 택배 기사들도 이제는 하나둘씩 사탕을 집어간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A씨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B씨가 놔둔 피로회복제(왼쪽)와 C씨가 문고리에 걸어둔 간식. B씨, C씨 제공

B씨가 놔둔 피로회복제(왼쪽)와 C씨가 문고리에 걸어둔 간식. B씨, C씨 제공

택배를 자주 시킨다는 B씨는 얼마 전 문 앞에 "수고하신다"는 쪽지와 함께 피로회복제를 나뒀다. 그는 24일 SNS에 "요즘 뉴스에 안 좋은 소식만 들려서 힘내시라고 이제 항상 준비해놓으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C씨는 "항상 택배 시키면 우리집에 배달해주는 기사님께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었다. 막대한 배송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분들께 죄송하다"며 출근길에 문고리에 비타민 제품과 간식을 걸어두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어린이의 손편지와 또 다른 어린이가 문 앞에 둔 비타민 음료. 독자 제공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어린이의 손편지와 또 다른 어린이가 문 앞에 둔 비타민 음료. 독자 제공

어린이들도 감사 릴레이에 동참했다. 한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우리집 앞에 물건을 안전히 배송해 주셔서 감사하다. 힘드셔도 기운 내시라. 제가 응원하겠다"고 손편지를 쓴 것이 SNS에 공유되기도 했다. 여기에 택배기사가 "따뜻한 마음 감사하다"고 답글을 적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삐뚤빼뚤한 글씨로 감사 인사를 전하며 비타민 음료를 준비한 어린이도 있었다.

기프트콘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응원하는 이들도 있다. 30대 여성 김모씨는 며칠 전 자주 배달 오던 택배기사에게 남성용 비타민 제품을 기프트콘으로 선물했다. 그는 보답하기를 원하는 택배기사에게 "제가 감사 인사를 드린 건데 무슨 보답을 하시냐. 무리하지 마시고 안전하게 와주시면 그걸로 된다"는 따뜻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 부대찌개 판매업체가 택배기사들을 위해 보냉백에 넣어둔 두유. 독자 제공

한 부대찌개 판매업체가 택배기사들을 위해 보냉백에 넣어둔 두유. 독자 제공

택배를 전달받는 구매자들뿐만 아니다. 택배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물품을 보내는 판매자들도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부대찌개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문 앞에 걸어둔 보냉백에 두유를 넣어뒀다. 해당 업체 측은 "택배 기사님들은 저희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다. 요즘 들어 안 좋은 소식을 접하게 돼 마음이 무거운데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어서 준비해봤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응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봉사단체 '봉벤져스기획봉사단'의 SNS에는 캠페인 참여자들이 보내온 문구 인증 사진이 여러 개 올라오기도 했다.

봉사단체 '봉벤져스기획봉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택배기사 응원 캠페인 참여 인증 사진. 봉벤져스 제공

봉사단체 '봉벤져스기획봉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택배기사 응원 캠페인 참여 인증 사진. 봉벤져스 제공

이와 더불어 택배업계는 하나둘씩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업무 가중의 원인으로 지목된 택배 분류 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분류 장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업무 강도를 낮출 계획이다. 일부는 심야 배송을 없애거나 물량 조절제를 시행하고, 산재보험 가입과 건강검진 지원 등 처우를 개선할 예정이다.

윤한슬 기자
이은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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