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성장률 전기대비 1.9%, 플러스 전환"?
수출 회복 덕 최악 2분기 대비 급반등 성공
"V자 반등은 아냐... 4분기 더딘 회복 전망"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쳤던 한국 경제가 3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제품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게 주 요인이 됐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등에 기대 버텨주던 민간소비가 8월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위축되면서 경제의 'V자 반등'에는 발목을 잡았다. 4분기에도 강력한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이 효자... 3분기 성장률 3.7%포인트 높여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56조8,635억원으로 2분기보다 1.9%(8조6,542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직격탄에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기록했던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출한 것이다.
성장률 반등에는 수출이 전기 대비 15.6% 급반등한 영향이 컸다. 앞선 2분기 수출 증가율(-16.1%)은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세계 확산과 미중 무역갈등이 더해져 교역량이 급감한 결과였다.
3분기에는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순수출(수출액-수입액)은 지난 2분기 성장률을 4.1%포인트나 깎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가, 3분기에는 성장률을 3.7%포인트나 높였다.
수출이 늘자 기업도 투자를 늘렸다. 3분기 기계, 운송장비 등 설비투자 증가율은 6.7%였다. 다만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7.8%나 감소했다.
코로나, 장마에 주저앉은 소비
수출의 선전과 달리, 소비는 경제성장을 돕지 못했다. 지난 1분기 -6.5%까지 주저앉았던 민간소비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등 효과로 2분기 1.5%까지 증가율을 높였다. 하지만 8월 이후 국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3분기에는 다시 0.1% 감소했다.
한은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 감소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2.5단계까지 격상됐던 거리두기에 긴 장마까지 겹친 탓에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민간소비 감소가 성장률을 약 0.5%포인트 감소시키는 요인이 됐다"며 "8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은 매우 뼈아프고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은 "V자 반등 아냐"... 4분기 성장률은?
1.9%의 3분기 성장률을 유의미한 반등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한은 내부에서도 나왔다. 시장 전망치(1.3~1.4%)를 웃돌긴 했으나 비교대상인 2분기 성장률(-3.2%)이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V자형 반등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하고 있다"며 "(코로나 영향이 없던) 작년 4분기(1.3%) 수준에 훨씬 못미쳐 경기가 V자 반등으로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3분기가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1.3%)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간 -1.3% 성장률을 위해서는 4분기 0.0~0.4% 가량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역시 변수는 코로나 재확산세다. 수출 외에 고용과 소비 등 후행지표의 회복세가 사실상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 확산세 등을 감안할 때) 회복세가 매우 더디고 험난한 오르막이 될 수 있어 4분기 강력한 플러스 성장은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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