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협력사 등 중기 재고 25~30% 늘어?
롯데·신세계·현대백, 중기 상품 대신 판매하고
판매 수수료 인하 등 혜택도 제공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내달 1일부터 열리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에 유통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1,300여개사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잔뜩 위축됐던 소비심리를 되살리겠다는 포부다. 제때 팔지 못한 악성 재고를 떠안고 있던 중소기업들에도 코세페는 손실을 만회할 기회다. 이들을 위해 유통업계 대기업들이 행사 기간 중소기업들의 물량을 선매입해 자금 부담을 줄이고 판매 공간을 마련하는 등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로 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경기 침체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중소 협력사, 지역 축제 취소 등으로 판로가 막힌 농어민을 돕기 위해 코세페 기간 동안 별도의 행사 공간과 자금을 제공한다.
롯데는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총 2조원 규모의 물량을 풀기로 한 행사를 중소 협력사와 농어민들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백화점과 홈쇼핑 계열사가 의류와 잡화 등 국내 협력사의 재고 상품 250억원어치를 우선 매입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에서 할인 판매한다. 롯데에 따르면 주요 협력사들의 올해 재고 보유 비중이 전년 같은 기간의 25~30% 증가했다. 재고가 쌓인 협력사들은 극심한 자금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전국 20개 점포에서 30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아웃렛 메가 세일' 행사를 마련했고, 롯데마트는 주방 인테리어 등 홈퍼니싱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하이마트는 코세페 전용 상품 구매 고객에게 최대 20만 캐시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강원, 경북 등 지자체 농어민의 판로를 온라인으로 열어주는 행사도 추진한다.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과 롯데홈쇼핑 온라인 전문관에서 황태, 배추 등 지역 특산물을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는 지역 농가와 중소기업이 만든 천연 꿀, 유기농 매실청 등 5만원 상당의 가공식품을 담은 '신세계 상생꾸러미'를 선보인다. 총 1만개 물량을 준비했고, 11월 6~12일 신세계백화점 모든 점포에서 판매한다. 서울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에선 '우수 중소기업 특별전'을 통해 천연 옻칠 수저 세트, 냄비 손잡이, 양배추 채칼 등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이색 중기 상품을 모아 판매한다. 패션 상품 중심의 '코리아 패션마켓'을 여는 현대백화점은 참여 브랜드의 판매 수수료를 기존보다 약 5%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유통 기업들이 중기 지원까지 나서며 행사 분위기를 띄우는 이유는 규모를 키워 소비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흐름이 막혀 있던 중소기업들의 자금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세페는 11월 1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국내 최대 쇼핑 축제로,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전자상거래(어커머스), 제조사, 편의점, 전통시장에 이르기까지 유통업계 전체가 일제히 참여하는 행사다. 올해 코세페에 참여를 신청한 기업은 1,328개사로 지난해(704개사)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코세페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참여사들은 주요 상품을 20~60% 할인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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