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8)과 해리 케인(27) 듀오가 절정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가 라이벌 의식을 내려놓고 진정한 친구로서 돕고 도우며 시즌 초반 벌써 9골을 합작해낸 덕에 팀 성적도 함께 오르고 있다. .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0~21 EPL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1분 케인이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골 문 앞으로 올렸고, 손흥민이 이 공을 받아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올 시즌 10호골이자, 정규리그 8번째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이 골로 올 시즌 EPL 최다 득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물 오른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에겐 단짝 케인이 있다. 케인은 2009년 토트넘에서 데뷔해 계속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2015년부터 그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시작부터 찰떡호흡은 아녔다. 손흥민 이적 후 첫 무대인 2015~16시즌에는 한 골도 합작해내지 못한 둘은 그 다음 시즌부터 호흡이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둘은 지난 시즌까지 5년간 20골을 합작해내며 EPL 대표 콤비로 이름을 알려왔다.
‘손케’ 콤비의 시너지는 올 시즌 더욱 강력해졌다. 손흥민과 케인은 정규리그 6경기 동안 9골을 합작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까지 더하면 10골이다. 양상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까지는 주로 손흥민이 돕고 '스트라이커' 케인이 넣는 모양새였다. 실제로 20골 중 13골이 손흥민의 도움으로 탄생된 케인의 득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욕심을 내려 놓은 케인이 손흥민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건네며 득점을 도왔다. 손흥민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터트린 8골 중 7골이 케인의 도움에서 비롯됐고, 케인의 5득점 중 2골은 손흥민의 도움으로 들어갔다. 특히 2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터트린 4골이 모두 케인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축구통계전문매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과 케인은 번리전을 끝으로 총 29골을 함께 만들어, EPL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합작한 콤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티에르 앙리-로베르트 피레스(전 아스널)와 세르히오 아게로-다비드 실바(전 맨체스터 시티)와 타이를 이루는 기록이다. 이제 최다 골을 만들어낸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전 첼시ㆍ36득점)의 기록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경기 후 "우리는 소통을 많이 하지만, 아직 100% 만족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케인은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호흡이 좋아졌다"며 "내가 뒤로 빠지면 손흥민이 공간을 찾아 잘 파고든다"고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흥민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그를 웃게 하는 건 뭐든 좋다"고도 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조제 모리뉴(57)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유능한 선수들이 팀에 함께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이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라면서 "둘은 팀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몇 년간 좋은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과 케인의 파트너십이 올 시즌 '텔레파시'에 가까운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폭스 스포츠는 "EPL의 신흥 비즈니스 커플 손흥민과 케인이 또 다시 활약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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