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J-네이버 '혈맹' 구조 나왔다…6000억 규모 주식 교환 결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J-네이버 '혈맹' 구조 나왔다…6000억 규모 주식 교환 결정

입력
2020.10.26 18:13
15면
0 0

CJ대한통운·CJ ENM·스튜디오드래곤-네이버
상호 주식교환…콘텐츠 공동 투자도 3000억
"물류·콘텐츠 강화하는 협력 모델 구축"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두 기업 간 사업 제휴 합의서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CJ그룹 제공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두 기업 간 사업 제휴 합의서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CJ그룹 제공


CJ그룹과 네이버가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상호 교환한다. 기업 간 주식 맞교환은 단순한 사업적 제휴에 그치지 않고 경영 성과와 위험을 함께 감수한다는 측면에서 '혈맹'으로 표현된다. CJ와 네이버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콘텐츠 등 크게 두 부문 사업에서 운명 공동체를 추구하기로 했다. 커머스에선 CJ의 물류 네트워크와 네이버의 쇼핑 기능을 결합해 이커머스 최강자를 노린다. 네이버의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과 CJ의 고품질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활용해 콘텐츠 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도 예고된다.

CJ그룹과 네이버는 콘텐츠 및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이커머스 혁신을 위한 풀필먼트(포장ㆍ배송ㆍ재고 관리 등을 일괄 대행하는 서비스) 사업 공동 추진 등을 목표로 제휴를 맺고 6,000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에 합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CJ와 네이버 주식교환 내용자료: CJ그룹

회사 CJ 지분 변동 내역 네이버 지분 취득 내역

교환 주식 수 변동 전(%) 변동 후(%) 주식 수 지분율
CJ대한통운 1,791,044
(자기주식)
CJ제일제당 40.16
자기주식 20.42
CJ제일제당
40.16
자기주식
12.57
네이버
7.85
1,047,120
0.64
CJ ENM 1,095,690
(자기주식)
CJ주식회사 40.07
자기주식 10.47
CJ주식회사
40.07
자기주식
5.47
네이버
5.00
523,560
0.32
스튜디오드래곤 1,877,345
(유상증자)
CJ ENM
58.18
CJ ENM 54.53
네이버 6.26
523,560
0.32

이번 주식 교환은 국내 물류 시장 1위인 CJ대한통운, 콘텐츠 제작 능력이 검증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등 CJ 계열사 3사와 네이버가 주식을 서로 주고받는 형식이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 1,500억원, CJ대한통운은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네이버와 교환한다. ENM과 대한통운은 자사주 매각을, 스튜디오드래곤은 3자배정 유상증자(신주발행) 방식을 취한다. 네이버는 각 계열사에 같은 금액의 자사주를 매각한다. 자사주 교환일은 27일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유상증자에는 약 2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의 파격적인 협력은 각 산업의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주식 교환은 서로에게 부족한 역량을 채워주는 기반인 셈이다. 쇼핑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는 1위 포털이라는 점에서 입점 상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쿠팡 등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경쟁하려면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CJ대한통운의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이 필요하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도 CJ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티빙'에 의존하는 것보다 네이버를 통해 단숨에 시청자를 확보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실제 양사의 제휴도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 전방위에 걸쳐 진행된다. 네이버와 CJ가 공동 투자한 웹툰 등 지적재산권(IP)을 영상으로 만들 때 CJ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이를 위해 양사는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등 앞으로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IP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월 이용자만 6,700만명을 돌파한 네이버 웹툰을 '기생충' '도깨비' 등으로 검증된 제작 역량을 보유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K콘텐츠'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로 티빙의 경쟁력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티빙 지분 투자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해외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V라이브' 등 영상 플랫폼에서도 CJ 영상이 함께 유통된다. CJ 관계자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 능력이 뛰어난 CJ와 웹툰, 웹소설 등 원작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가 만난다면 K콘텐츠가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에서는 네이버가 CJ의 물류를 활용하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도 이어질 예정이다. 두 회사는 물류 고도화를 위한 수요 예측, 재고 배치 최적화 등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은 "이번 제휴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두 기업이 만나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개방적 협력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국내 물류 및 엔터테인먼트 1위 업체와 협업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를 제공해 나가고자 한다"며 "네이버는 다양한 분야 파트너들과 협업을 강화해 색다른 서비스와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