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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택배노동자 하루 12시간 노동" 지적에…쿠팡 “근무시간 선택 가능”

입력
2020.10.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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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종합감사에서 택배노동자 이슈로
유족 국회서 무릎꿇고?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
여야 합의 불발로 택배사 대표 증인 못불러

지난 12일 대구 쿠팡 물류창고에서 근무한 뒤 집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故장덕준 씨 어머니 박미숙 씨가 2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열린 정부세종청사 고용부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아들이 근무했던 스케쥴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스1

지난 12일 대구 쿠팡 물류창고에서 근무한 뒤 집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故장덕준 씨 어머니 박미숙 씨가 2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열린 정부세종청사 고용부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아들이 근무했던 스케쥴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스1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도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과로사 추정 사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산재보험 사각지대 문제는 올해 고용부 국감의 핵심 화두였다. 그러나 환노위는 정작 여야 합의 불발로 국감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도 CJ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회사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지 못했다.

환노위는 대신 이날 쿠팡의 물류담당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엄성환 전무를 증인으로 세워 지난 12일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장덕준(27)씨의 과로사 추정 사망에 대해 물었다. 고인은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했고 사망 직전까지 업무가 과중해 인력충원 및 근무장소 변경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고인의 경우 지난해 6월 입사 이후 약 16개월동안 고정적으로 야간근무를 해왔으며 하루 근로시간은 9.5시간에서 11.5시간에 달한다”며 “고인이 1년 4개월간 이같이 일한 것이 근무시간이 적다고 볼 수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강 의원은 “고인은 특히 지난 8~9월에는 7일 연속 근무를 했는데 이는 8월에 주 70.4시간, 9월에는 69.4시간 근무한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이 장씨의 사망원인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엄 전무는 "고인과 그의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고인은 근무시간을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었으며,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고용부에서 조사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정감사 중간에는 장씨의 유가족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안호영ㆍ양이원영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 및 강은미 의원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장씨의 아버지는 의원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으며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고인이 “무리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는 내용의 한의원 소견서를 의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면담에 대해 언급하며 엄 전무에게 “장씨의 유족이 '아들이 일하던 현장을 방문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며 현장 공개 의향을 물었다. 이에 엄 전무는 “아직 유족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언제든 만날 의향이 있고 (현장방문도) 유념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최근 택배회사들이 내놓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재발방지책에 대한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CJ대한통운ㆍ한진ㆍ롯데 등 택배사들은 현장분류인력 투입, 산재보험 100% 가입 권고, 심야배송 중단 등의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CJ대한통운이 대책을 내놨지만 산재보험 ‘권고’ 수준이라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며 “근본적 대책은 ‘전국민 산재보험법’ 입법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특고의 산재보험 가입 개선을 위해 전속성(주로 한 업체를 대상으로 노무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 요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경우 징수체계에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고민 중"이라며 "특고ㆍ플랫폼노동자 등 직종별 특징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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